탈레반에 '개구리군복' 판 한국 구제옷 도매상 처벌받나[팩트체크]

머니투데이 | 기사입력 2021/08/27 [22:06]

탈레반에 '개구리군복' 판 한국 구제옷 도매상 처벌받나[팩트체크]

머니투데이 | 입력 : 2021/08/27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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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주 기자, 2021.08.17 21: 30 

 

▲ 탈레반 전투대원들이 한국 구형 군복을 한글 명찰과 병장 계급장 등이 그대로 달린 채로 착용하고 있다. 프랑스 르피가로지 2020년 4월20일자 온라인판 기사 캡쳐. 서부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 전사들이 정부군 공격명령을 기다리고 있다  © 머니투데이


아프가니스탄 정부를 무너트리고 수도 카불에 입성한 탈레반 대원 일부가 국군 구형 전투복을 착용한 모습이 포착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외신 방송화면에 잡힌 탈레반 대원들 중 상당수가 일명 '개구리 군복'으로 부르는 구형 국군 전투복을 입고 카불 시내를 누비는 모습이 캡처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이에 국내 구제 의류 도매상이 판매한 구형 전투복이 외국 보따리상을 통해 탈레반으로 흘러들어갔을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일각에선 허가받지 않은 자가 군복을 제조하거나 판매하는 경우에 처벌된다는 점을 들어 군복 도매상이 처벌받을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군복 및 군용장구의 단속에 관한 법률(군복단속법) 제8조에 따르면 "누구든지 군복이나 군용장구를 착용 또는 사용할 수 없는 자를 위하여 이를 제조·판매하거나 판매할 목적으로 소지해선 안 된다"고 돼 있다. 유사군복도 마찬가지다. 제9조에 따르면 군인이 아닌 자가 군복을 착용하거나 군용장구를 사용 또는 휴대해서도 안 된다. 유사군복의 착용도 금지된다.

 

처벌규정도 있다. 법을 어긴 제조·판매하거나 그 목적으로 소지한 경우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한다. 단순 착용이나 사용한 경우에도 1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해질 수 있다.

하지만 관련 법령과 최근 판례에 따르면 탈레반이 입고 있는 개구리 군복 등 구형 전투복은 현재 처벌 대상이 아니다.
개구리군복은 199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보급돼 지난 2014년경까지만 사용됐다. 이후에는 디지털 전투복으로 바뀌었다.

구형 전투복의 착용이나 제조·판매가 처벌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법원 판결은 비교적 최근에 나왔다. 그 이전엔 구형 전투복도 단속대상이었다.

 

▲ 병장 계급장이 그대로 달린 한국 구형 군복을 입은 탈레반 전투 대원./ 르피가로  © 머니투데이


2019년 5월 대법원은 현재 군대에서 사용하지 않는 구형 군복 및 군수품은 제조·판매하거나 판매할 목적으로 소지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판결했다. 외관상 차이가 뚜렷한 구형의 경우 '군복 및 군용장구의 단속에 관한 법률'(이하 군복단속법) 상의 '군복'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였다.(2018도19857)

예비군 소집 기간도 끝나 불필요하게 된 구형 전투화를 1켤레에 2만원에 '중고나라' 사이트를 통해 팔려다 신고를 당해 기소된 30대의 A씨는 1심에선 유죄를 선고받았다.

1심법원은 A씨의 행위가 군복단속법 위반이라며 유죄로 판단하고 벌금 100만원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에 불복한 A씨는 본인이 판매하려던 전투화는 현재 군대에서 사용하지 않는 구형 전투화여서 군속단속법 상의 군복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항소했다.

2심법원은 A씨 주자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군복단속법의 목적은 군수품이 시중에 유출돼 일부 국민들이 이를 착용 또는 사용함으로써 군작전에 혼란을 초래하는 것을 막는 것에 있다"며 "현재 군대에서 사용하는 것과 차이가 뚜렷한 구형의 경우 단속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재판부는 A씨가 판매 목적으로 소지한 전투화의 경우 밑창의 형태와 봉합 자국 등에서 현재 사용하는 전투화와 외관상 차이가 분명하기 때문에 시중에 유출돼도 군인과 민간인의 식별 곤란 및 이로 인한 군작전 장애 등이 초래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고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2심 판결을 확정시켰다.

2년 전 대법원의 이 판결에 따라 이후에는 구형 전투복이나 전투화 등을 소지·착용하거나 제조·판매하더라도 불법이 아니다. 이 판결이 나오기 이전까지는 군복류에 대한 단속이 심했다. 군복단속법에서의 '군복'으로 현재 사용되는 군복은 물론이고 구형 군복을 모두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사군복에 대한 단속 범위도 넓었다.

하지만 이 판결로 군복단속법 상의 '군복'과 '군용장구'는 현재 국군에서 사용하는 물품으로 제한 해석하게 됐다.

따라서 탈레반에 판매된 구형 군복이 현재 국군이 입는 디지털 전투복이 아니고 구형 개구리 군복이라면 판매했던 구제 도매상이나 관련 업무를 한 이들도 처벌대상은 아니다.

 

 

▲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서울지방병무청 병역진로설계지원센터에 군 보급품들이 전시돼 있다. 병무청은 입영을 앞둔 청년에게 맞춤형 군복무를 추천하고 전역 후에는 취업 지원을 해주는 '병역진로설계지원센터'를 서울지방병무청에 설치하고 앞으로 모든 병역의무자에게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온라인시스템도 구축해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2020.7.1/뉴스1  © 머니투데이

 

▲ 구형 전투복 무늬가 들어간 의루를 입은 그룹 이달의 소녀의 츄. 2019년 5월 대법원 판결 이전엔 구형 군복이나 구형 군복의 유사형태 의류도 단속 대상이었다. /사진제공=채널A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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