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오미크론 변이는 감기 바이러스의 혼종?

동아사이언스 | 기사입력 2022/01/04 [10:24]

[팩트체크]오미크론 변이는 감기 바이러스의 혼종?

동아사이언스 | 입력 : 2022/01/04 [10:24]

2021.12.10 06:00

 

▲ 최근 오미크론 변이의 유전정보를 분석한 결과 감기 바이러스와 공통적인 부분이 있다며 코로나19가 계절 감기처럼 토착화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왼쪽). 국내외에서 이와 관련한 기사가 여러 건이 나왔는데(오른쪽) 전문가들에게 확인한 결과 과학적인 분석 결과가 아니라는 평가가 나왔다. 엔퍼런스 제공  © 동아사이언스

 

최근 전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유전정보를 분석한 결과 감기 바이러스와 공통적인 부분이 있다며 코로나19가 계절 감기처럼 토착화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내외에서 이와 관련한 기사가 여럿 나왔는데 전문가들에게 확인한 결과, 전혀 과학적인 분석 결과가 아니며 오히려 논리적으로 비약한 엉터리라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 생체정보분석업체인 엔퍼런스 연구팀은 오미크론 변이의 염기서열을 분석해 일부 유전자코드(ins214EPE)가 감기를 일으키는 인간코로나바이러스(HCoV-229E)와 똑같다는 것을 발견했다. 214번 아미노산 위치에 아미노산 3개인 '글루탐산(E)-프롤린(P)-글루탐산'이 삽입됐는데, 감기바이러스에도 이 위치에 똑같은 EPE 서열이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 돌연변이가 오미크론 변이 외에 다른 코로나19 바이러스에서는 나타나지 않았으므로, 코로나19와 감기에 동시에 걸린 한 환자의 몸속에서 감기의 유전자가 코로나19 변이에 끼어들면서 생겨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오미크론 변이가 일반 감기처럼 전염성은 강하고 가벼운 증상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이 연구 결과는 동료 연구자들의 검토와 심사를 거치지 않고 엔퍼런스 홈페이지에 공개됐다.

 

이 연구결과는 로이터, 워싱턴포스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 해외 외신에서 다뤄졌다. 국내에서도 여러 매체에서 기사로 썼다. 국내 매체들은 '오미크론 변이가 감기와 유전자를 공유한 혼종'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을 과대 분석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겨우 아미노산 3개 서열만으로 이 부분이 감기바이러스에서 유래했다고 보기엔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만에 하나 감기바이러스에서 유래했다고 하더라도 극히 짧은 부분의 변화가 바이러스 주요 특성을 바꿀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신의철 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바이러스면역연구센터장)는 "이론상 코로나바이러스가 한 환자의 체내에서 타 코로나바이러스와 섞일 수는 있지만 가능성이 극히 낮다"며 "이 하나만 가지고 오미크론 변이가 감기의 특성을 공유했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특히나 바이러스의 유전체 분석 결과만 가지고 바이러스의 특성이 변화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고 강조했다.

 

송대섭 고려대 약대 교수는 "EPE 아미노산 서열은 감기바이러스뿐 아니라 다른 바이러스, 심지어 인간의 염기서열 중에도 있다"며 "오미크론 변이에 있는 이 부분이 설령 감기바이러스에서 유래한 것이라 하더라도 그 극히 일부분 때문에 바이러스의 병원성이 바뀐다는 주장은 과도한 논리적 비약"이라고 지적했다. 단순히 짧은 아미노산 서열이 겹친다고 해서 유전정보 간 교환이 일어났다거나 바이러스의 특성이 달라졌다고 분석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의미다. 

 

신 교수는 오미크론 변이가 감기와 혼종이 되면서 점차 토착화할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다른 바이러스의 유전자 코드의 일부가 섞여 들어가 토착화하는 게 아니다"라며 "신종플루처럼 계절마다 유행하는 방향으로 바이러스가 변이를 거듭하면서 진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정아 기자 zz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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