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고시간2021-12-17 17:19 장하나 기자
최춘식 의원 "백신 효과 없다는 것 드러났다" 주장질병관리청 "모수를 고려한 사망 발생률, 미접종군이 9배 높아"(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정부가 방역 조치를 강화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백신 무용론'을 제기하며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철회까지 주장하고 있다.
최춘식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질병관리청의 '코로나19 사망자 예방접종력 분포 자료'를 토대로 만12세 이상 코로나19 사망자 중 백신을 접종한 그룹의 사망자 수가 과반을 넘겼다는 보도자료를 내고 "백신 만능주의를 근거로 청소년과 소상공인을 옥죄는 비합리적인 백신패스는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코로나19 백신 미접종군보다 백신 접종군의 사망자가 더 많을까. 이를 확인하기 위해 질병관리청이 매주 발표하는 정례 브리핑 자료를 살펴봤다. 먼저 최춘식 의원실이 제시한 근거 자료는 최근 8주간, 즉 10월 둘째주부터 12월 첫째주까지의 주차별 만 12세 이상 코로나19 확진자의 예방접종력 분포다. [표] 만12세 이상 코로나19 확진자 예방접종력 분포(10월2주∼12월1주)
이 기간 코로나19 확진자 12만3천526명 중 백신 미접종군(백신 미접종자 또는 1차 접종 후 14일 미경과자)은 3만7천822명(30.6%)이었다. 2차 접종 완료군(2차 접종 후 14일 경과자 또는 3차 접종 후 14일 미경과자)은 7만5천83명(60.8%)으로 가장 비중이 컸고, 1차 접종 완료군(1차 접종 후 14일 경과자 또는 2차 접종 후 14일 미경과자)은 1만79명(8.2%), 3차 접종 완료군(3차 접종 후 14일 이상 경과자)은 542명(0.4%)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위중증 환자(2천431명)의 경우 백신 미접종군은 1천229명(50.6%)였고, 1차 접종 완료군 99명(4.1%), 2차 접종 완료군 1천102명(45.3%), 3차 접종 완료군 1명(0.0%)으로 파악됐다. 특히 최 의원실이 인용한 대로 이 기간 코로나19 사망자 1천92명 중 백신 미접종군은 543명(49.7%)인 반면 1차 접종 완료군은 62명(5.7%), 2차 접종 완료군 486명(44.5%), 3차 접종 완료군 1명(0.1%)으로 확인됐다. 이 수치만 놓고 보면 최 의원실의 주장대로 최근 8주간 코로나19로 숨진 이들 중에는 백신 미접종군에 속하는 이들보다 백신 접종을 완료한 이들이 6명 더 많다.
하지만 이는 코로나19 확진자의 예방 접종 이력을 살펴보기 위한 수치일 뿐 백신 효과 분석과는 다른 개념이라는 것이 질병관리청의 주장이다. 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율은 17일 0시 기준 81.7%이다. 이처럼 백신 접종 완료자가 월등히 많기 때문에 미접종군에 비해 사망자수가 많을 수 있지만, 실제로 백신 예방 효과를 보려면 같은 조건에서 코로나19 감염이나 위중증, 사망이 얼마나 발생했는지를 봐야 한다는 것이다. 질병관리청이 코로나19 예방 효과를 입증하기 위해 제시하는 것은 백신 미접종군과 2차 접종 완료군의 10만 인일(person-day·각 개인의 추적관찰 기간을 합해 일수로 표시한 단위)당 신규 확진자수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11월 4주차를 기준으로 12세 이상 백신 미접종군의 코로나19 감염 발생률은 12.82로, 2차 접종 완료군(5.44)에 비해 2.4배 높게 나타났다. 위중증률의 경우 미접종군(0.34)이 2차 접종 완료군(0.03)보다 11배 높았고, 사망 발생률은 미접종군(0.09)이 2차 접종 완료군(0.01)에 비해 9배 높았다. 이는 연령 분포 차이를 보정하고자 전체 접종자의 연령 구성비를 기준으로 기대확진지수를 산출해 표준화한 수치다. 연령대별로 놓고 봤을 때 60∼74세의 경우 백신 미접종군의 코로나19 감염 발생률은 18.22로, 2차 접종 완료군(9.57)보다 1.9배 높았다. 위중증과 사망 발생 위험은 미접종군이 2차 접종 완료군에 비해 각각 16배, 21배 높았다. 75세 이상의 경우에도 미접종군이 코로나19에 감염될 위험은 2차 접종 완료군에 비해 1.6배 높았고, 위중증과 사망 발생 위험 역시 6배와 8배 높게 나타났다. 또 확진자 중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사람의 중증화율(확진된 후 28일 이내에 위중증이 되거나 사망한 비율)은 3.98%였으나 2차 접종 완료군의 중증화율은 0.79%에 그쳤고, 3차 접종까지 완료한 경우에는 0.34%로 떨어졌다. 다시 말해 3차 접종 완료군의 경우 코로나19 확진 후 사망을 포함한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이 미접종군 대비 91.5%, 2차 접종 완료군 대비 57.0% 낮게 나타난 것이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백신 접종률이 80%가 넘은 상황에서 모수 자체가 다른데 '사망자 중 미접종자가 적으니 위험도가 낮다'고 볼 수는 없다"며 "만약 백신 접종률이 100%가 되면 확진자와 위중증, 사망 모두 백신 완전 접종군에서만 나오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백신에 대한 평가를 할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다만 이에 대해 최 의원실은 "모수가 늘어나면 사망자가 늘어난다는 질병관리청의 전제는 백신이 효과가 없어서 돌파감염되고 사망해도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전제하는 자기 모순"이라며 "백신의 특성과 의도, 목적을 고려하면 모수가 커지면 결과값이 크게 나올 수 있다는 정비례 개념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고 반박했다. hanajjang@yna.co.kr <저작권자 ⓒ 시민체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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