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한국 대선결과 족집게처럼 맞힌 美 타임지?
뉴스톱 | 입력 : 2022/03/20 [09:00]
- 송영훈 팩트체커
- 승인 2022.03.04 21:56
당선 유력한 대선 후보만 인터뷰했다는 언론 보도 확인해보니
미국 유력 시사주간지 ‘타임(TIME)’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의 인터뷰 기사를 공개해 화제가 됐습니다.
타임지는 3일자 인터넷판에 ‘The South Korean Presidential Hopeful Who Believes His Childhood Can Help Him Heal His Nation(자신의 어린 시절이 조국을 치유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믿는 한국의 대통령 희망자)’라는 제목으로 이재명 후보를 단독 인터뷰한 기사를 게재했습니다.
국내 다수 언론이 해당 기사를 소개했는데, 일부 언론은 <‘대선 족집게’ 美 타임지… 이번 선택은 이재명?>(조선일보), <역대 대통령 예측했던 美 타임, 이번에 이재명 단독 인터뷰 공개>(세계일보), <역대 대통령 모두 예측했던 美 ‘TIME’…이재명 단독 인터뷰>(헤럴드경제) 등의 제목으로 보도하며, “타임은 과거 한국의 대선에서 노무현·이명박·박근혜·문재인 전 대통령 등 당선자를 예측해 인터뷰를 진행한 바 있다.”고 했습니다.
과연 미국의 유력 시사주간지가 한국의 대선 당선자를 족집게처럼 예측하고 인터뷰를 진행한 게 사실일까요? 타임지 표지모델과 커버스토리, 이번 이재명 후보 인터뷰 기사처럼 16·17·18·19대 대선 기간 중 대선 후보로 소개된 인물 기사를 찾아봤습니다.
16대 대선 노무현 후보
2002년 12월 19일 실시된 16대 대선을 통해 선출된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3년 3월 3일자에 ‘I Will Do My Best to Remove the Differences’라는 제목의 기사와 함께 표지 모델로 소개됐습니다. 해당 기사는 당선이 유력한 후보를 예측한 기사가 아니라 새로 선출된 대통령에 대한 기사였습니다.
16대 대선은 이번 20대 대선처럼 후보단일화 등의 이슈로 당선자 예측이 어려웠습니다. 당시 새천년민주당 소속의 노무현 후보는 1201만4277표로 48.91%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1144만3297표로 46.59%의 득표율을 기록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2.32%(57만980표)차로 누르고 당선됐습니다. 대선 투표일 전에 노 전 대통령을 유력한 대선 후보로 인터뷰하거나 소개한 기사는 찾을 수 없었습니다.
▲ 타임지 표지출처 : 뉴스톱(http://www.newstof.com) © 뉴스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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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대 대선 이명박 후보
2007년 12월 19일 실시된 17대 대선 투표를 통해 선출된 이명박 전 대통령은 타임지 표지를 장식하거나 커버스토리로 소개된 적은 없습니다. 취임 후인 2008년 6월 6일에 인터뷰와 함께 기사가 실렸습니다.
선거 전인 2007년 10월 17일에는 타임 아시아판 홈페이지에 환경영웅 시리즈 기사에서 소개됐습니다. 기사 내용 중에 “Lee is likely to be South Korea's next President.(이(명박)은 한국의 차기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라는 문장이 있습니다.
17대 대선은 당시 노무현 정부에 대한 실망으로 정권심판에 대한 여론이 높았습니다.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1149만2389표(48.67%)를 득표하며, 617만4681표(26.15%)를 획득한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를 큰 차이로 이기며 당선됐습니다.
타임지도 선거 전인 12월 5일 ‘South Korea’s Cloudy Campaign(한국의 우울한 선거운동)’기사에서 여론조사를 인용하며 이명박 후보가 유력한 후보라고 언급했습니다. 일반 기사에서 유력 후보임을 언급한 부분이 있지만, 표지인물이나 대선후보 인터뷰로 소개된 적은 없습니다.
18대 대선 박근혜 후보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2년 12월 19일 실시된 18대 대선을 거쳐 대통령으로 선출됐습니다. 대선 직전인 2012년 12월 17일자 표지모델을 장식했습니다. 표지에 쓰인 ‘strongman’s daughter’에 대해 국내에서 해석 논란이 있자, 본문 기사에서는 제목을 ‘dictator’s daughter(독재자의 딸)’로 바꾸었습니다.
▲ 타임지 표지출처 : 뉴스톱(http://www.newstof.com) © 뉴스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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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대선은 당시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의 사퇴로 이른 바 한국 보수와 진보를 대표한다는 두 당의 진검승부가 박빙으로 펼쳐졌습니다. 두 유력 후보 외에 네 명의 무소속 후보가 있었지만 모두 0.2%에도 미치지 못하는 득표율을 기록했습니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1577만3128표(51.55%)를 얻으며 1469만2632표(48.02%)를 얻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습니다.
19대 대선 문재인 후보
현 19대 문재인 대통령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여파로 2017년 5월 9일 실시된 선거를 통해 선출됐습니다. 1342만3800표(41.09%)를 획득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785만2849표(24.04%)를 기록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 699만8342표(21.42%)를 얻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즈음인 2017년 5월 15일자 타임지 표지를 장식했는데 기사는 선거 전인 5월 4일에 공개됐습니다. 이미 여론조사에서 꾸준히 당선이 유력한 후보였습니다.
▲ 타임지 표지출처 : 뉴스톱(http://www.newstof.com) © 뉴스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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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면, 타임지가 대통령 선거 전에 유력 대선 후보 자격으로 인터뷰한 사례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문재인 현 대통령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당선 후 표지모델 및 커버스토리로 등장했고, 이명박 전 대통령은 대선 전에 특별히 유력 대선 후보 인물 기사로 다뤄진 적이 없습니다. 또한 각 기사 내용과 당시 후보별 지지율을 감안하면, 타임지가 역대 당선후보를 족집게처럼 예측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 같은 점을 종합해 “타임지가 역대 대선에서 족집게처럼 당선자를 예측해 인터뷰했다”는 주장은 ‘대체로 사실 아님’으로 판정했습니다.
※ 추가로, 이번 이재명 후보 인터뷰 기사와 관련해 윤석열 후보는 타임지가 인터뷰를 거절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이 또한 사실이 아닙니다. 타임지 해당 기사 본문을 보면 윤석열 후보 측에서 거절했다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송영훈 sinthegod@newstof.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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