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우크라 전쟁, 韓 조선업계에 ‘기회’인가 ‘위기’인가
에너지경제 | 입력 : 2022/03/20 [09:10]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3.06 09:56
스위프트에서 러 은행 차단…韓 조선업계 대금 제때 못받을 위기 러~유럽 가스배관망 대체 LNG선 수요 폭발로 K-조선 반사이익
▲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 © 뉴스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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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 김아름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영향에 국내 조선업계가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분위기다.
전 세계 금융기관을 연결하는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가 오는 12일부터 러시아 은행 7곳 등을 결제망에서 차단되면서 우리 조선 3사가 러시아 업체와 체결한 선박 및 관련 프로젝트의 대금을 제때 받지 못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우리 업체들의 발주 금액은 약 7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번 러시아 제재가 국내 조선사들에게 대규모 수주라는 선물을 안길 수도 있다. 러시아와 독일 등 유럽국가 간의 육상과 해저 가스 관이 막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유럽발 LNG 운반선의 발주가 크게 늘 것으로 예상돼서다.
◇ 러시아 SWIFT 퇴출…조선 빅3 ‘예의주시’
6일 외신 등에 따르면 스위프트는 지난 1일 유럽연합(EU) 이사회 규정 2022/345의 법적 지시에 따라 오는 12일부터 러시아 법인 7곳(과 자회사)을 스위프트 네트워크에서 분리한다.
이에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주요 조선 3사가 러시아와 수주 계약을 체결한 7∼8조원대의 대금을 제대 받기 어렵게 됐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업계는 실제 남아 있는 돈은 계약금과 중도에 받는 대금 등을 빼면 언론에 보도된 금액보다 적다며 크게 걱정할 것 없다는 입장이다. 또 회사마다 사정은 다르겠으나 전체 수주한 규모에서 러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않아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국내 조선사들은 전쟁 추이를 면밀히 살펴보면서 사태 장기화를 고려한 대응책 마련도 준비중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국 등 주요국들의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모니터링으로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유럽의 대(對)러 제재, LNG 운반선 수요 폭발…韓조선사 수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장기적으로는 우리 조선사들에게 수혜를 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러시아가 유럽으로 공급하는 가스관을 봉쇄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면서 유럽 국가들이 가스공급처를 다변화 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렇게 되면 당장 이를 운반할 수 있는 LNG 운반선의 수요가 폭발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의 한 조선업체 관계자는 "LNG 운반선에 대한 해외 국가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도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장기적으로 LNG 운반선 장기 수요에 자극을 줄 것으로 예상되면서 우리 조선사들에게 호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CNN과 로이터 등의 복수 외신에 따르면 독일이 러시아로부터 천연가스를 수송하기 위한 해저 가스관 사업인 ‘노드스트림2(Nord Stream 2)’ 사업의 승인 절차를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노드스트림2의 사업 중단이 영원히 지속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라며 "이미 완공된 파이프라인을 폐기할 가능성은 적으나 천연가스는 생산 후 보관 문제에 따라 장기공급계약을 맺는데, 파이프라인 리스크가 지속되면 저장공간 문제가 생길 수 있어 부피를 줄일 수 있는 LNG 방식의 저장 수요가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조선산업 관점에서 노드스트림2 사업을 LNG 운반선으로 대체했을 때 필요한 선박을 계산해 보면 70척 내외가 필요하다"라며 "이를 토대로 보면 국내 조선사와 기자재 업체가 세계적으로 기술적 우위에 있는 만큼 수주 문의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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