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코로나 백신, 탈모를 유발한다?

뉴스포스트 | 기사입력 2022/03/20 [11:08]

[팩트체크] 코로나 백신, 탈모를 유발한다?

뉴스포스트 | 입력 : 2022/03/20 [11:08]
  • 최고은 인턴기자 
  •  
  •  입력 2022.03.11 10:41
  •  
  •  수정 2022.03.11 11:13

 

[뉴스포스트=최고은 기자] 국민청원 게시판을 중심으로 코로나19 백신 부작용으로 탈모를 겪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코로나19 백신은 정말 탈모를 유발할까.

▲ (사진=픽사베이)출처 : 뉴스포스트(http://www.newspost.kr)  © 뉴스포인트


우선 우리나라 질병관리청에서는 탈모 증상을 공식 코로나19 백신 부작용 증세로 보고 있지 않다. 이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유럽의약품청(EMA), 세계보건기구(WHO) 등에서도 동일하다. 하지만 의료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백신이 탈모를 유발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7일 대한모발학회 상임이사인 연세대학교 피부과 김도영 교수는 본지에 보낸 답변서에서 백신에 의해 유도된 면역반응 항진이 탈모를 유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원형탈모 자체가 type 1 면역 반응의 항진으로 세포독성 T세포나 NK세포에 의한 모낭 손상에 일어나는 병인기전은 잘 알려져 있고, 선행 인자로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촉발될 수 있음은 잘 보고되고 있다”며 “이러한 연장선상에서 동일한 항원은 아니겠으나 코로나 백신에 의해 유도된 1형 면역 반응 항진이 기존의 원형탈모 병인과 관련된 면역 반응을 유도할 충분한 과학적 개연성은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그러면서 “코로나 백신을 포함한 다양한 백신의 역할이 면역세포 중 B세포를 통해 항체를 형성하거나 T세포의 기능증가를 통해 면역기억을 유도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날 대한백신학회 회원인 연세대학교 감염내과 최준용 교수도 본지에 “백신은 면역을 자극하여 염증반응을 유발하고, 스트레스를 주는 등 여러 이유로 탈모의 매우 드문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코로나19 백신뿐 아니라, 다른 백신도 매우 드물게 탈모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탈모 질환은 흔하게 발생하는 만큼 백신과의 인과관계를 섣불리 단정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9일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김영호 임상 진료 조교수는 본지에 “요즘은 대다수의 사람이 코로나 백신을 맞고 있기에 근래에 원형탈모가 발생한 환자들은 모두 백신이 원인이라고 생각을 할 수 있지만, 원형탈모 질환 자체가 원래 흔하게 발생하는 질환이기 때문에 인과관계를 명확히 알기가 어렵다”고 했다. 

대한백신학회에서는 국내에서 발생한 개별 탈모 사례로는 코로나19 백신과 탈모 부작용의 인과관계 결론을 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7일 학회 사무국은 본지에 “역학적 상관성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전체 인구에서 해당 부작용의 자연발생률, 백신 접종군과 비접종군 간의 발생률의 차이, 횟수에 따른 차이와 같은 양-반응 관계 등이 고려되어야 할 것이며, 생물학적으로 설명 가능한 기전이 있어야 한다”며 “따라서 개별 사례로는 인과관계를 지지하지도, 기각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백신 접종 후 탈모 사례 분석해보니

▲ (출처= 'Alopecia areata after COVID-19 vaccination')출처 : 뉴스포스트(http://www.newspost.kr)  © 뉴스포인트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 탈모가 발생한 환자를 추적한 의학 논문에서는 ‘유전적 소인’에 주목했다. 이집트 자가지그 대학의 라나 이합 연구팀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 원형 탈모가 발생한 32세 여성 사례를 소개하며 “대규모 무작위 대조시험에서는 코로나 백신(Oxford/AstraZeneca)이 안전하다고 밝혀졌지만, 유전적 소인이 있는 사람에게는 원형 탈모증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콜롬비아 대학교의 스콜란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에서는 아홉 가지 사례를 소개하며 “원형 탈모 및 기타 자가 면역질환 특히, 갑상선 기능장애의 개인 병력이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 코로나 백신 접종 이후 탈모증을 겪을 위험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탈리아 로마 대학의 알프레도 로시 박사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에서도 과거 원형 탈모증을 앓았던 사람이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 원형 탈모증을 다시금 앓게 된 이탈리아의 여러 사례를 보고하고 있다. 

다만, 이들 논문에서는 백신 접종으로 인한 이득이 탈모 발병보다 크다고 강조했다.

한편, 우리나라는 코로나19 이상반응 모니터링에 ‘탈모’를 별도 항목으로 다루고 있지 않다. 지난달 23일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이 발표한 「코로나19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 인과성 평가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이상반응 수동감시체계 수집항목으로 미국과 유럽, 영국, 호주 등에서는 탈모 반응을 다루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탈모를 별도 항목으로 다루지 않는다.

▲ (자료=대한민국의학한림원,「코로나19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 인과성 평가 연구」,국내·외 이상반응 수동감시체계 수집항목 비교)출처 : 뉴스포스트(http://www.newspost.kr)  © 뉴스포인트


실제로 코로나19예방접종대응추진단 이상반응관리팀이 매주 발표하고 있는 ‘코로나19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 주간 분석 결과’ 보고서에도 ‘탈모 등’과 ‘시력저하 등’의 이상 반응 의심 증상은 이상 반응 신고서의 ‘기타’ 항목을 통해 산출한다는 설명이 덧붙여져 있다. 

김영호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임상 의학 조교수는 “코로나 백신뿐만이 아니라 B형간염, 독감, 일본뇌염과 같은 다른 백신들에서도 원형탈모를 유발할 수 있다는 보고들이 있다”며 해당 인과관계를 밝히기 위한 대규모 역학조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대한백신학회 역시 “안전하고 과학적인 백신의 안전성 관리를 위한 감시와 자료의 분석은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검증결과]
판단유보. 백신 접종 후 탈모를 겪고 있는 사례들이 여러 논문을 통해 학계에 보고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도 연구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다만, 시간적 선후관계가 역학적 상관성 또는 의학적 인과관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에 ’코로나 백신이 탈모를 유발한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을 유보한다. 다만, 전문가들이 해당 주제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는 만큼, 관련 모니터링이 더욱더 철저하게 이루어질 필요가 있어 보인다. 

[참고 자료]
Rossi, Alfredo, et al. "Recurrence of alopecia areata after covid‐19 vaccination: A report of three cases in Italy." Journal of cosmetic dermatology 20.12 (2021): 3753-3757
Essam, Reham, et al. "Alopecia areata after ChAdOx1 nCoV‐19 vaccine (Oxford/AstraZeneca): a potential triggering factor?." Journal of Cosmetic Dermatology 20.12 (2021): 3727
Scollan, Margaret E., et al. "Alopecia areata after SARS-CoV-2 vaccination." JAAD Case Reports 20 (2022): 1-5
Gallo, Giuseppe, et al. "Alopecia areata after COVID-19 vaccination." Clinical and Experimental Vaccine Research 11.1 (2022): 129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코로나19백신안전성위원회, “코로나19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 인과성 평가 연구 1차 분석 중간보고”
중앙방역대책본부 위기소통팀, “코로나19 국내 발생 현황 및 예방접종 현황 (0시 기준)”
코로나19예방접종대응추진단 이상반응관리팀, “코로나19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 주간 분석 결과”

김도영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피부과학교실 교수 인터뷰
김영호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임상진료조교수 인터뷰
정혜윤 대학백신학회 사무국 인터뷰
최준용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내과학교실 감염내과 교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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