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윤석열 정부 출범하자 대통령 부인 호칭 바꾼 언론?

뉴스톱 | 기사입력 2022/06/17 [19:14]

[팩트체크] 윤석열 정부 출범하자 대통령 부인 호칭 바꾼 언론?

뉴스톱 | 입력 : 2022/06/17 [19:14]
  • 송영훈 팩트체커
  •  승인 2022.05.16 03:17

 

 

‘한겨레·경향·오마이뉴스가 '씨'에서 '여사'로 호칭 변경했다’는 온라인 게시글 확인해보니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에서 ‘한겨레·경향·오마이뉴스가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자 알아서 변했다’는 비난성 게시물이 공유됐습니다. 5년 전 문재인 정부가 출범할 때 대통령 부인 호칭을 ‘~씨(김정숙 씨)’라고 하더니,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자 알아서 ‘여사(김건희 여사)’로 바꿔 쓰고 있다는 것입니다. 게시물의 내용이 사실인지 확인했습니다.
해당 게시물은 ①[한겨레] 김건희 여사와 손 흔들며 용산으로, ②[경향신문] 김건희 여사 현충원 참배, ③[오마이뉴스]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 취임식 참석’ 등의 최근 기사 3건과 함께, ‘5년 전 문재인 대통령 취임식 당시’라며, ④[한겨레] 김정숙씨, 민주당 의원 배우자들 초청해 청와대 오찬, ⑤[경향신문] 문재인 지지자들이 ‘김정숙씨’ 같은 표현에 항의, ⑥[오마이뉴스] 대통령 부인을 ‘여사’로 칭하지 않는다는 것은 회사 방침이라는 3건의 기사를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글 갈무리출처 : 뉴스톱(http://www.newstof.com)  © 뉴스톱


또 한 소셜미디어 게시글은 ⑦<대통령 부인 존칭을 ‘씨’에서 ‘여사’로 바꿉니다>라는 한겨레 신문사의 [알림]을 공유했습니다. 윤석열 정부가 시작되자 공개적으로 호칭 방침을 바꾸었다는 것입니다.

▲ 소셜미디어 게시글 갈무리출처 : 뉴스톱(http://www.newstof.com)  © 뉴스톱


우선 게시물이 제시한 여섯 개의 기사 중 '김건희 여사로 호칭했다'는 세 개의 기사(①~③)는 최근 기사와 일치합니다.

우선 게시물이 제시한 여섯 개의 기사 중 '김건희 여사로 호칭했다'는 세 개의 기사(①~③)는 최근 기사와 일치합니다.

한겨레 ‘[포토:타임라인] 만찬장 들어서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2022년 5월 10일)

경향신문 ‘윤석열, 현충원 방명록에 “함께 잘사는 국민의 나라 만들겠다”’(2022년 5월 10일)

오마이뉴스 ‘[오마이포토]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 취임식 참석’ (2022년 5월 10일)

하지만 5년 전 문 대통령 취임 당시 '김정숙씨로 호칭했다'는 세 건의 기사(④~⑥)는 조금 다릅니다. ④는 실제 한겨레 기사, ⑥은 오마이뉴스의 공지사항입니다. 하지만 ⑤는 경향신문의 ‘이름 석 자만 쓰는 이유’라는 기자칼럼에서 “여러 시민, 문재인 지지자들이 ‘김정숙씨’ 같은 표현에 항의했다. 다소 거친 표현과 일관되지 못한 표기 원칙을 지적했다.”는 본문의 특정한 일부만을 가져왔습니다. 당시 경향신문은 대통령 영부인에 대해 ‘여사’라는 호칭을 사용했습니다.

한겨레 ‘김정숙씨, 민주당 의원 배우자들 초청해 청와대 오찬’ (2017년 6월 20일)

오마이뉴스 ‘[공지사항] 대통령 부인 호칭에 대해 독자들께 알립니다’ (2017년 5월 16일)

경향신문 ‘[기자칼럼] 이름 석 자만 쓰는 이유’ (2017년 5월 22일)

▲ 경향신문 기사 갈무리출처 : 뉴스톱(http://www.newstof.com)  © 뉴스톱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일부 문 대통령 지지자들에게서 한겨레와 오마이뉴스 등 일부 언론이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에 대해 김정숙 씨라는 호칭을 사용했다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자신들에게 좀 더 우호적이라고 여기는 매체여서 실망이 더 컸다며 구독중단과 후원중단 등으로 번지자 두 언론사는 공개적으로 해명에 나섰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일부 ‘~씨’라는 호칭이 있기는 했지만, 대체적으로 ‘~부인’이라는 호칭을 사용했습니다. 공지사항에서처럼 기자 혹은 시민기자에 따라 혼용하고 있었다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김정숙 여사 호칭 논란 이후 여사라는 호칭이 굳어졌습니다.

한겨레도 마찬가지였습니다. 1988년 창간 때부터 대통령 부인에 대한 호칭은 ‘~씨’가 원칙이었지만 일부 표기가 혼선을 빚은 것이 알려지자, 결국 2017년 8월 25일 대통령 부인에 대한 존칭을 ‘씨’에서 ‘여사’로 바꾸겠다고 공지했고 이후부터 현재까지 대통령 부인에 대한 호칭은 ‘여사’로 쓰고 있습니다.

앞서 한겨레의 ‘변절’을 비난한 소셜미디어 게시물의 ⑦은 2017년 8월에 한겨레가 공지한 내용입니다.

정리하면, 한겨레신문은 공식적으로는 '씨'라는 호칭을, 오마이뉴스는 기자에 따라 '씨'와 '여사'를 혼용해 쓰다가,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논란을 거치며 이후 '여사'라는 호칭을 쓰고 있습니다. 또 경향신문은 문재인 정부 이전부터 지금까지 계속 '여사'라는 호칭을 써왔습니다. “한겨레·경향·오마이뉴스가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자 대통령 부인 호칭을 ‘씨(김정숙씨)’에서 ‘여사(김건희 여사)’로 알아서 바꾸었다”는 소셜미디어 주장은 사실이 아닙니다.

참고로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사전적으로 ‘씨’와 ‘여사’의 높임 정도에는 차이가 없습니다. 특히 ‘씨’의 경우 다수의 독자를 대상으로 하는 글에서 주로 사용되는 높임 명사입니다. 그럼에도 ‘씨’라는 표현에 불편함을 느끼는 건 일상생활에서의 사용법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송영훈   sinthegod@newstof.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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