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밭’과 ‘광화문 집회’

[ 미디어오늘 1265호 사설 ]

미디어오늘 | 기사입력 2020/08/28 [18:42]

‘딸기밭’과 ‘광화문 집회’

[ 미디어오늘 1265호 사설 ]

미디어오늘 | 입력 : 2020/08/28 [18:42]

 

지난 3월 조선일보는 “코로나 난리통에… 조합원 교육한다고 딸기밭에 간 서울대병원 노조”라는 제목으로 “민주노총 산하인 서울대병원 노조가 우한 코로나 사태 와중에 노조 교육이라며 단체 휴가를 내고 딸기 따기 체험을 가 논란”이라고 보도했다. 오보였다. 서울대병원 노조는 코로나 영향을 들어 일정을 취소하고 온라인 자율 교육으로 변경했는데 이를 확인하지 않은 것이다.

오보와 별개로 한 노동조합의 교육일정까지 문제를 삼은 조선일보 보도 취지는 사회적 거리두기 준수가 갖는 중요성 때문이었다. “모두가 혹사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휴가 내고 가야할 정도로 노조 교육이 급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병원관계자가 말한 것을 전한 것도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한 한국 사회의 방역 노력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을 것이다.

오보와 별개로 한 노동조합의 교육일정까지 문제를 삼은 조선일보 보도 취지는 사회적 거리두기 준수가 갖는 중요성 때문이었다. “모두가 혹사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휴가 내고 가야할 정도로 노조 교육이 급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병원관계자가 말한 것을 전한 것도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한 한국 사회의 방역 노력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을 것이다.

K-방역이라고 명명한 코로나에 대한 한국 사회 방역이 ‘안정적’이라고 평가받았던 것은 자발적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등 방역 지침을 준수하려는 시민 의식이 빛을 발했기 때문이다. 자신이 감염 매개체가 됐을 때 공동체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경계심도 작용했다. 팬데믹은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 감염 매개체가 될 수 있음을 각인시켰다. 코로나 시대 언론의 최우선 역할도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것에 있다.

가지도 않은 딸기밭에까지 ‘죄’를 물었던 일부 언론은 8월15일 광복절 광화문 집회 이후 일상적 감염 수준으로까지 치솟은 것에 대해선 정부 당국 탓으로만 몰고 있다. 광화문 집회에 참여했던 사랑제일교회 관련한 확진자가 23일 기준 841명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전국 지역 뉴스로 광화문 집회 참가자의 가족들이 확진됐다는 소식이 올라오는 중이다. 19일자 “교회 소모임까지 다 풀었던 정부 조치 적절했나”라는 조선일보 사설은 “최근 수도권 환자 급증은 교회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다. 정부 역시 그런 분위기에 일조했다”고 했는데 결과에 대한 원인을 혼란케하는 전형적인 끼워맞추기식 보도라는 비판이 나온다.

▲ ▲ 지난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정부 및 여당 규탄 관련 집회에서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가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출처 : 미디어오늘(http://www.mediatoday.co.kr) 


19일 “죄인으로 몰면 숨는다… 방역 흔드는 낙인찍기”라는 조선일보 보도는 널뛰기 보도에 해당한다. 조선은 경기도의료원 파주병원에 입원한 50대 남성이 사라지고 경북 포항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40대 여성이 도주한 사례를 들어 이들에 대한 혐오에 가까운 과도한 비난이 검사를 기피하게 만들고 깜깜이 전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불과 몇 개월 전 이태원 클럽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했을 때 성소수자에게 낙인을 찍었던 게 언론이었다. 특정 대상을 혐오의 언어로 비난하고 표현의 자유라고 주장했다.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던 사랑제일교회 교인들에 전국민적 비난이 쏟아지는 이유를 헤아려보면 당국의 방역 활동을 방해할 수준으로까지 나아간 측면이 크다. 방역 활동을 방해하고 있는 특정 집단에 책임을 묻는 것과 낙인찍기는 구분돼야 한다. 더구나 민주언론시민연합이 지난 한 달간 광복절 집회 언론 광고를 분석해봤더니 조선, 중앙, 동아일보에 36개 광고가 실렸다. 이들 언론은 8·15 광화문 집회를 기점으로 코로나가 재확산된 것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23일 경찰청은 ‘코로나 가짜뉴스’를 확산시킨 147명을 검거했다면서 “사회적 신뢰를 저해하고 국민의 생명 안전을 위협하는 이 같은 행위를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허위정보를 막기 위한 법적 처벌은 최선이 아니다. 레거시 미디어가 정확한 정보 전달을 최우선에 뒀다면 허위정보도 힘을 잃었을 것이다. 일례로 미국에서 건강한 사람의 마스크 사용 무용론이 일 때 뉴욕타임스는 파격적인 보도를 내놨다. 집에 있는 재료로 천 마스크를 만드는 방법(How to Sew a Face Mask)을 도안과 함께 전면에 걸쳐 실은 것이다. 뉴욕타임스 보도는 마스크 사용에 대한 적극적인 논의를 이끌어냈다.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 불확실성을 해소시켜 공동체의 안전을 지키는 것, 그게 바로 코로나 시대 언론의 역할이다.

▲ ▲ 지난 3월달 뉴욕타임스가 소개한 천 마스크를 만드는 방법(How to Sew a Face Mask) 기사 갈무리. 자세한 사항은 https://www.nytimes.com/article/how-to-make-face-mask-coronavirus.html 이 곳에서 볼 수 있다.출처 : 미디어오늘(http://www.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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