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팩트체크]우체국의 배송 정보 조회가 '부정선거'의 증거다?

파이낸셜뉴스 | 기사입력 2020/09/10 [19:23]

[fn팩트체크]우체국의 배송 정보 조회가 '부정선거'의 증거다?

파이낸셜뉴스 | 입력 : 2020/09/10 [19:23]

 

파이낸셜뉴스입력 2020.09.10 17:03  수정 2020.09.10 17:51

 

▲ 민경욱 전 의원 주장 '사전투표지 순간 이동' / 출처=민 전 의원 SNS  © 파이낸셜뉴스

 

 

우정사업본부가 민경욱 전 미래통합당 의원의 부정선거 의혹을 해명했다. 민 전 의원은 지난 7일 페이스북을 통해 부정선거의 증거를 찾았다고 주장했다. 사전투표지가 원거리를 1분만에 이동한 배송 정보 조회를 근거로 들었다. 민 전 의원은 6월 2일부터 9월 7일까지 9차례에 걸쳐 '사전투표지 순간 이동'과 '수취인이 선관위 직원의 배우자, 형제자매였다'는 등의 의혹을 제기했다. 민 전 의원이 자신의 타임라인에 공유한 A씨의 게시글에는 '비슷한 우편물이 63만장에 달하고 실제로는 이동하지 않은 표들이 부정선거에 사용됐다'고 주장됐다.

'우체국의 배송 정보 조회 화면이 부정선거의 증거'라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우정사업본부 담당자에 문의한 결과, 우체국 '배송 정보 시스템'의 특성과 사전투표지의 과도한 우편 물량으로 인해 전산 정보를 제때 입력하지 못한 해프닝이었다.

우편등기 정보는 PDA 기록과 전산 관리로 운영

우정사업본부를 통해 사전투표지의 우편 발송 과정을 확인했다. 4월 10일 18시, 기표가 끝나면 참관인과 함께 수량을 확인해 우체국에 인계한다. 선관위에서 받은 등기 정보를 집배원이 우편 전산 시스템의 접수한 뒤 우편집중국으로 발송한다. 집중국에서 다른 집중국으로 발송된 등기는 담당 우체국 그리고 선관위로 전달돼 수량 확인 뒤 배달완료 처리를 하게 된다.

우편집배원은 PDA기기를 통해 우편 등기를 등록하고 관리한다. 원칙적으로는 각 배송지로 전달되는 동시에 배송 시간과 처리현황을 우편 정보 시스템에서 등록해야 한다. 입력되는 시간은 전산 등록의 시점이며 임의로 변경할 수 없도록 돼있다. 실제 우편이 배송된 뒤 한꺼번에 전산 입력을 하면 이미 기록된 정보에 덧붙여 작성되어 오해를 일으킬 수 있다.

■과중한 우편 등기 물량으로 전산 등록 한꺼번에, PDA 개선도 필요

 

▲ 우정사업본부 해명자료. 민 전 의원이 페이스북에 게재한 사례를 설명했다. /자료=우정사업본부  © 파이낸셜뉴스

 

우정사업본부 오기호 우편정책과장은 논란이 된 사안에 대해 '모든 등기 우편은 정상적으로 전달됐다'며 적극 해명했다. 선거 우편의 양이 대규모로 발송됐기 때문에 전산 등록이 늦어졌다는 것이 핵심이다. 논란이 된 사안은 ▲수신날짜가 없는 건 ▲배달이 완료되지 못한 건 ▲선관위에 배달완료 후 다시 우체국에 도착한 건 ▲내비게이션 추정 이동 시각보다 짧은 순간이동 배송 건 ▲같은 우체국을 반복하며 오가는 등 배송경로가 이상한 건 ▲선관위 직원의 형제자매, 배우자, 동거인에게 전달한 건 등 6가지다.

오 과장은 앞선 5개 사안에 대해서는 사전투표 당일에 집배원의 업무가 가중되면서 일부 배송에 대한 전산 등록이 늦어져 발생한 오해라고 설명했다. 사전투표용지 등기는 272만여 건으로 평소보다 물량이 3배 가까이 늘어났다. 사전투표지는 기표가 종료된 10일 금요일 저녁부터 토요일까지 배송이 이뤄졌다. 우편등기 물량은 일평균 100만 건이며 일반적으로 주말엔 배송하지 않는다. 논란이 되고 있는 배송 건은 63만여 건으로 전체 사전투표지 배송의 23%다.

 

 

▲ 우정사업본부 해명자료. 선관위 직원의 서명을 확인할 수 있다.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이름은 모자이크 처리했다. /자료=우정사업본부  © 파이낸셜뉴스

 

수취인이 '배우자', '친지' 등이라는 의혹에 대해서는 우편물을 처리하는 집배원이 일부 부정확하게 기록한 것이라 설명했다. 집배원은 선관위 직원에게 등기를 전달하면서 PDA기기의 수취인 항목에서 ‘회사동료/사무원’을 선택해야 한다. 하지만 많은 물량으로 배송 결과 기록을 일일이 확인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자료에서 문제된 사례의 선관위 직원 서명을 확인할 수 있었다.

 

▲ 우체국 PDA 기기 / 사진=우정사업본부  © 파이낸셜뉴스

 

우정사업본부는 전산 정보 누락을 관리하기 위해 자동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하고 등록이 늦을 경우에는 원래 시각대로 입력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기존 PDA기기에서 수취인 정보를 입력하는 번거로움을 개선해 배달결과를 명확하게 등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도 밝혔다.

공직선거법 176조, 사전투표지는 정당추천위원 앞에서 즉시 이뤄져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담당자는 "관외사전투표지를 ‘공직선거법 176조’에 따라 관리한다"고 밝혔다. 등기 우편으로 투표지가 도착하면 ‘구ㆍ시ㆍ군선거관리위원회’의 정당추천위원이 참여한 가운데 우편투표함에 넣게 된다. 해당 우편투표함은 선관위 사무실에 비치되고 우편 등기를 받는 매번 즉시 이뤄지기 때문에 조작이 발생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민 전 의원은 지난 4월부터 ‘21대 총선이 부정선거’라는 의혹을 주장하고 있다. 지난 7일 대법원에 제기한 선거소송에서 일부 지역구의 재검표 진행이 결정됐다.

한편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은 6월 6일 민 전 의원과 보수 유튜버들의 의혹에 대한 팩트체크 ‘부정선거 의혹 보고서’를 배포해 투표조작설은 근거가 부족하다고 밝힌 바 있다.

 

moo@fnnews.com 최중무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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