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트럼프 "열흘 만에 면역력 얻었다" 신빙성 얼마나 있나

동아사이언스 | 기사입력 2020/10/14 [19:17]

[팩트체크]트럼프 "열흘 만에 면역력 얻었다" 신빙성 얼마나 있나

동아사이언스 | 입력 : 2020/10/14 [19:17]

2020.10.13 16:48

 

면역력 지속 기간 확인 안돼…항체는 2~3주 지나야 정확히 확인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유세를 앞두고 전날 늦은 밤 자신이 코로나19에 면역력을 얻었다는 트윗을 올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캡처  © 동아사이언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병원에 입원했다 퇴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미 대선 최대 경합주로 꼽히는 플로리다주에서 선거운동에 나섰다. 이달 2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지 불과 열흘 만이다. 


NBC뉴스 등 미 언론은 이날 플로리다주 유세 현장에 지지자 7000명가량이 몰렸고, 트럼프 대통령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등장해 “나는 면역력이 생겼다고 한다. 나는 매우 강력함을 느낀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밤 늦은 시각 자신의 트위터에도 “어제 백악관 의료진들이 증상이 완벽히 사라졌음을 확인해줬다. (코로나19에) 걸릴 수도 없고,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퍼뜨릴 수도 없다”고 썼다. 

 

 

이에 대해 트위터는 "이 트윗은 코로나19와 관련해 잘못되고 해로울 수 있는 정보를 퍼뜨릴 수 있다"며 경고문을 붙였다. 

 

▲ 트위터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붙인 경고문. 코로나19와 관련해 해로울 수 있는 정보를 퍼뜨려 트위터 규정을 위반했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캡처  © 동아사이언스

 

트럼프가 자신의 완치 사실을 주장한 건 8일부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월터 리드 군병원에 입원한 지 사흘 만인 5일 백악관에 복귀했고, 7일 주치의로부터 24시간 동안 증상이 없었음을 확인받자, 8일 자신은 더이상 감염병에 걸리지 않았다고 얘기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11일 트위터에 코로나19에 면역력이 생겼다고 썼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에 면역력을 획득했는지 확실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코로나19 환자 가운데 재감염 사례가 보고됐고, 코로나19에서 완치되더라도 면역력이 얼마나 지속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학계에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를 의식한 듯 대통령 주치의인 숀 콘리 박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플로리다주 유세에 나선 12일 성명을 내고 “대통령은 애봇의 바이낵스 나우(BinaxNow)라는 항원 검사 키트를 이용해 며칠 연속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며 “대통령은 타인에 대한 감염성이 없고, 이는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지침에도 부합한다”고 밝혔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주치의인 숀 콘리 박사는 12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대통령은 며칠 연속으로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이 나왔다"며 "격리 해제는 CDC 기준에도 부합한다"고 밝혔다. 숀 콘리 박사 성명 캡처  © 동아사이언스

 

CDC는 코로나19 환자의 격리를 해제하기 위해서는 24시간 간격으로 중합효소연쇄반응(PCR) 검사를 두 차례 진행해 음성 판정이 나와야 한다는 기준을 내세웠지만 7월 기준을 완화했다.

 

완화된 기준에 따르면 처음 증상을 느낀 지 열흘 이후 코로나19 관련 증상이 없고, 해열제를 복용하지 않고도 24시간 동안 열이 나지 않는다면 격리를 해제할 수 있다. 단 코로나19 증상이 가벼운 환자에 한해서다. CDC는 코로나19 중증 환자에 대해서는 20일까지 격리하는 게 좋다고 권고하고 있다. 


아서 레인골드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공중보건학부장은 12일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증상이 심각했는지 아니었는지 알려진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감염병 전문가인 앨버트 고 예일대 공중보건학부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군병원에서 치료받을 당시 산소 치료와 덱사메타손을 처방받았는데, 이는 주로 코로나19 중증 환자에게 사용되는 치료법”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에 면역력을 얻었는지 확인하기에는 기간이 너무 짧다고 지적했다. 레인골드 학부장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를 탐지하기에 열흘은 너무 짧은 기간"이라며 "일반적으로 바이러스 감염 이후 2~3주가 지나야 항체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코로나19 확진부터 격리 해제까지
10월 1일: 코로나19 검사
10월 2일: 코로나19 확진 이후 월터 리드 군병원 입원
10월 3일: 렘데시비르 투여
10월 4일: 군병원 바깥에 나와 지지자에게 손 흔들며 건강 과시
10월 5일: 입원 사흘 만에 백악관 복귀 
10월 7일: 트럼프 주치의 “24시간 동안 증상 없어”
10월 8일: 트럼프 “더는 증상 없고, 치료제 대부분 복용 중단”
10월 9일: 백악관 대변인 "대통령 코로나19 검사 받을 예정"
10월 11일: 트럼프, “코로나19에 면역력 얻었다” 트윗 
10월 12일: 트럼프 주치의 "대통령, 며칠 연속 코로나19 음성”, 트럼프 대통령 플로리다주 외부 유세 재개

 

이현경 기자 uneasy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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