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인사보복' 무죄 안태근, 성추행 의혹도 무죄 받았다?

연합뉴스뉴스 | 기사입력 2020/10/22 [11:43]

[팩트체크] '인사보복' 무죄 안태근, 성추행 의혹도 무죄 받았다?

연합뉴스뉴스 | 입력 : 2020/10/22 [11:43]

송고시간2020-10-17 08:00

임순현 기자

 

성추행의혹은 공소시효 지나 不기소…인사보복 의혹만 기소됐으나 무죄

1심 판사 "성추행, 사실로 인정할수있다"…파기환송심은 성추행 여부 판단안해

 

 

▲ 9월29일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법정을 나서는 안태근[연합뉴스 자료사진]  ©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자신의 성추행 의혹 폭로를 막기 위해 서지현 검사에게 '인사보복'을 했다는 혐의(직권남용)로 기소된 뒤 4차례 재판 끝에 무죄가 확정된 검사장 출신 안태근 변호사가 최근 사무실 개업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법조계에 따르면 안 변호사는 16일 지인들에게 "뜻하지 않은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보내주신 성원 덕분에 변호사 업무를 시작했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내 변호사 개업 사실을 알렸다.

부하 여검사를 성추행하고, 인사보복까지 했다는 의혹으로 지탄을 받았던 안 변호사가 무죄 판결을 받은 뒤 변호사 업무를 시작한 사실이 전해지자 일각에선 법원이 안 변호사의 인사보복 혐의뿐만 아니라 성추행 의혹까지 모두 무죄로 판단했다는 취지의 주장들이 나오고 있다.

인터넷 상에 "장례식장에서 법무부 장관까지 바로 앞에 있는 상황에서 성추행을 했다는 것은 처음부터 말이 안 되는 고소였다"거나 "성추행을 당했다고 무고를 한 서지현 검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를 해야 한다"는 등의 글이 게시된 것이다.

◇ 성추행 의혹은 공소시효 완성으로 애초 기소 안 돼…'인사보복' 혐의만 무죄

그렇다면 이들의 주장처럼 안 변호사는 이른바 '인사보복' 혐의는 물론 성추행 의혹까지 모두 무죄로 인정 받았을까?

이를 확인하기 위해선 안 변호사의 혐의를 구체적으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

안 변호사의 성추행 의혹은 2010년 10월 30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법무부 정책기획단장이었던 안 변호사는 당일 이귀남 당시 법무부장관을 수행해 한 검사의 부친상 빈소를 방문했다.

조문을 마치고 장관 및 그 외 다수의 검사들과 테이블에 앉아 담소를 나누는 과정에서 옆자리에 앉은 서지현 검사의 신체를 만지고 쓰다듬었다는 것이 안 변호사 성추행 의혹의 전말이다.

하지만 성추행 의혹은 재판에 넘겨지지 않았다. 서 검사가 방송을 통해 성추행 의혹을 폭로한 2018년 1월 시점에 성추행 범죄의 공소시효인 7년이 이미 지났기 때문이다.

검찰은 대신 2018년 4월, 안 변호사에게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해 기소하는 선택을 했다.

2015년 8월, 검사 인사를 담당하는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재직하던 안 변호사가 자신의 성추행 의혹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서 검사가 창원지검 통영지청으로 발령되도록 조치했다는 혐의다.

이 혐의와 관련해 법원은 직권남용죄에 대한 법리적 검토를 한 결과, 서 검사를 통영지청으로 발령했더라도 법리적으로 범죄가 성립할 수 없다는 이유로 무죄라고 최종 결론냈다.

결국 안 변호사의 성추행 의혹은 공소시효가 지나 아예 기소되지 않았고,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서만 법원 판단을 받아 무죄가 확정된 것으로 정리된다,

▲ 서지현 검사[연합뉴스 자료사진]  © 연합뉴스

 

◇ 1심은 성추행 의혹 간접적 인정…파기환송후 2심은 판단 없어

성추행 의혹이 비록 공소사실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직권남용 혐의의 전제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판결과정에서 이에 대한 법원의 간접적인 판단이 있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실제로 1심 재판부와, 대법원의 파기환송 전 2심 재판부는 판결에서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성추행 사실이 실제로 존재했는지, 이를 안 변호사가 알고 있었는지, 이러한 사실들이 '인사보복'의 동기가 됐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살폈다.

1심 재판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이상주 부장판사는 지난해 1월 23일 판결에서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과 목격자들의 진술 등을 고려하면 서 검사를 강제로 추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전제한 뒤 "서 검사를 강제로 추행한 자신의 행위를 (안 변호사가)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문제가 계속 불거질 경우 향후 자신의 보직관리에 장애가 초래될 것으로 우려해 서 검사에게 인사상의 불이익을 주는 방식으로 사직을 유도하고자 하는 동기가 충분히 있었다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즉 성추행 의혹에 대해 유무죄 판단을 내린 것은 아니지만, 실제로 존재했던 사실이라고는 인정한 것이다.

반면 대법원의 파기환송 판단을 거쳐 다시 열린 2심 재판부는 직권남용죄의 법리적 성립여부에 대해서만 판단했을 뿐 성추행 의혹에 대해선 아무런 판단을 하지 않았다.

성추행 사실의 실재여부와 상관없이, 안 변호사의 서 검사 인사 관련 공소사실이 법리적으로 직권남용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무죄를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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