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택배노동자 과로사..원인은 택배기사 물량 욕심 때문?

YTN | 기사입력 2020/10/28 [11:06]

[팩트체크] 택배노동자 과로사..원인은 택배기사 물량 욕심 때문?

YTN | 입력 : 2020/10/28 [11:06]

2020년 10월 26일 14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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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라디오 FM 94.5 [열린라디오 YTN]

□ 방송일시 : 2020년 10월 24일 (토) 20:20~21:00
□ 진행 : 김양원 PD
□ 대담 : 송영훈 뉴스톱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팩트체크] 택배노동자 과로사..원인은 택배기사 물량 욕심 때문?


◇ 김양원 PD (이하 김양원)> 다음 팩트체크는 택배기사 과로사 관련한 이야기 갖고 오셨네요.


 
◆ 송영훈 팩트체커(이하 송영훈)> 네. 코로나로 인해 택배물량이 폭증하면서 최근 택배기사들의 과로사가 잇따라 발생했습니다. 그러면서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여론이 커졌는데요.

일부에서 문제의 원인이 택배 기사들의 물량욕심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건당 실적으로 수익이 측정되는 택배 산업 구조상, 더 많은 수입을 위해 택배 기사 개인이 무리하게 많은 물량을 잡았다는 거죠. 택배기사 관련 기사에 댓글에서 종종 찾아볼 수 있습니다.

 

◇ 김양원> 택배 기사 본인들이 물량 욕심을 내다가 이런 일이 생겼다? 이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할 것 같은데요.

◆ 송영훈> 네. 우선 택배 기사가 건당 수수료로 임금을 받는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현재 택배 기사들은 법적으로 노동자가 아닙니다.

최근 택배 노동자들이 만든 노동조합을 인정하라는 중앙노동위원회의 결정이 있기는 했지만, 여전히 택배기사들은 건당 배달 수수료를 받는 개인 사업자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배달 수수료가 곧 급여가 되는 구조이다 보니, 주 52시간 근무제의 적용도 받지 않습니다. 이론적으로는 체력이 받쳐준다면 무제한으로 일을 할 수 있다는 거죠.

◇ 김양원> 건당 수수료는 어느 정도인가요?

 

◆ 송영훈> 업계 1위인 CJ대한통운의 경우 지역에 따라 건당 700원에서 1200원 사이의 배송 단가를 지급합니다. 한 건을 배달하면 평균 1000원 정도의 수수료가 발생하고, 당연히 물량을 많이 배달할수록 액수는 커집니다.

CJ대한통운이 지난 해 택배 기사의 연 소득을 조사한 결과, 평균 6937만 원, 세금 및 비용 등을 공제한 순소득은 5200만 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가운데 연간 1억 원 이상 소득을 기록한 택배 기사는 전체 기사의 4.6%에 해당하는 559명이었습니다.

◇ 김양원> 택배기사 연간 1억원 소득 기사가 여기서 나온거군요. 그런데 물량이 엄청나게 많았을 것 같은데요. 기업 소속의 노동자가 아닌 개인사업자라면 택배 기사 스스로 물량을 조정할 수 있나요?

◆ 송영훈> 택배 기사들은 “현장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주장”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봤는데요. “택배 기사들이 임의로 물량을 조절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라고 합니다. “물량 수로 계약을 하는 것이 아니라 구역으로 계약하기 때문”입니다.

맡은 지역에서 하루 평균 300백개의 물량을 소화하다가, 코로나19 등으로 물량이 증가해 350~400개로 늘었다고 해도, 그 물량만을 소화할 수 있는 인원충원은 어렵다는 거죠.

 

개별적으로 보조인력을 쓰기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추가된 인력을 교육하고 물량을 조율하는게 단시간에 진행되기는 어렵습니다. 현재 택배를 모으는 터미널 시설도 포화상태라 차량 등을 추가하는 것도 어렵다고 합니다.

 

◇김양원> sns 댓글 등에서 거론되는 것처럼 택배기사들이 스스로 욕심에 물량을 많이 잡은 게 아니라, 인원이 충원되지 않는 한 자신이 맡은 구역에 늘어나는 택배량은 고스란히 소화해야만 하는 구조...

◆ 송영훈> 네. 택배 노조도 “과로사의 핵심 원인은 하루 14시간 이상의 장시간 고된 노동에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14시간 이상 노동시간의 절반이 분류작업이라고 했습니다.

분류작업은 수수료가 붙지 않습니다. 하루 평균 7시간 이상을 무보수로 일하는 거죠. 이러다보니 배송시간을 줄이면 하루 근로 시간은 줄어들지 몰라도, 수입은 그 이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입니다.

◇김양원> 그렇군요. 택배 기사들의 근무 환경 전반에 대한 개선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택배기사 과로사의 원인이 물량 욕심이라는 주장은 거짓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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