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공수처장 없이 공수처 출범 가능할까?

연합뉴스 | 기사입력 2020/10/28 [12:33]

[팩트체크] 공수처장 없이 공수처 출범 가능할까?

연합뉴스 | 입력 : 2020/10/28 [12:33]

송고시간2020-10-28 10:56

임순현기자 

 

공수처장 공백에 공수처 출범 지연…"처장 없이 출범" 주장도

공수처장이 차장·검사·수사관 인사…처장 임명돼야 출범 가능

출범 준비는 미리 할 수 있어…물적설비·법령정비·예산편성 등

 

 

▲ 법정 출범일 넘긴 공수처…연내 문 열까 (CG)[연합뉴스TV 제공]  ©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이율립 인턴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다음 달 중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을 완료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지난 7월 15일 공수처법이 시행된 뒤 석 달 넘게 지연된 공수처장 임명이 이뤄질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지난 26일 비공개 고위전략회의를 마치고 "이번 주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 구성을 마치고 다음 절차를 밟아 11월 중에는 공수처 설치가 완료돼야 한다는 데 전체적인 동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야당인 국민의힘이 자당 몫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 2명을 결정한 상황에서 공수처장 임명과 공수처 출범을 위한 절차를 다음 달 안에 끝내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하지만 국민의힘 측 추천위원으로 선정된 2명 중 한 명인 이헌 변호사가 공수처법의 위헌 소지를 지적해왔다는 점 등을 여당이 문제삼고 있어 공수처장 임명과정이 간단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행 공수처법은 추천위원 중 2명 이상이 반대하면 공수처장 후보자를 대통령에게 추천할 수 없게끔 돼 있다. 이와 같은 야당의 '비토권'에 여당은 공수처법 개정 카드로 맞설 태세여서 공수처장 임명까지 험로가 예상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공수처장 임명 전에 임시로 공수처 차장 등을 임명해 조직을 구성하거나, 공수처 청사 등 물적설비 만이라도 미리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공수처장이 없다고 수사를 못 하는 것은 아니니 우선 공수처 조직이라도 구성해야 한다"라거나 "공수처장이 임명되면 곧바로 업무를 시작할 수 있도록 물적 설비 등을 미리 준비해둬야 한다"는 등의 의견이 나온다.

▲ 국민의힘,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 추천서 제출(서울=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국민의힘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와 배현진 원내대변인이 27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추천위원회 위원(임정혁·이헌) 추천서를 국회 의안과에 제출하고 있다. 2020.10.27 jeong@yna.co.kr  © 연합뉴스

 

◇ 공수처장이 모든 인사권한 가져…공수처장 없으면 출범 불가능

그렇다면 공수처장이 임명되기 전에 공수처를 본격 출범시키는 것이 가능할까?

아직 시행령 등 세부법령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공수처의 법적 근거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공수처법)에 따르면 공수처장 없이는 공수처 출범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공수처장은 법무부장관과 법원행정처장, 변협회장, 여당 추천위원 2명, 야당 추천위원 2명으로 구성된 '공수처장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 2명의 후보 중에서 대통령이 한 명을 골라 임명한다.

이렇게 임명된 공수처장이 자신을 도와 공수처를 운영할 공수처 차장을 지명해 대통령에게 제청할 권한을 가진다. 즉 공수처장이 임명되지 않으면 공수처 차장 또한 임명될 수 없는 구조다.

뿐만 아니라 공수처 수사업무를 담당할 공수처 검사 또한 공수처장이 없으면 사실상 임명할 수 없는 것으로 해석된다.

공수처법 8조는 공수처 검사를 인사위원회 추천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하는데, 공수처장이 인사위원회의 위원장을 겸임하도록 돼 있어 공수처장 없이는 인사위원회 자체가 성립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마찬가지로 공수처 검사를 도와 수사업무를 보조하는 공수처 수사관도 공수처법 10조에 따라 공수처장이 임명해야하기 때문에 공수처 인적 구성을 마무리하기 위해선 공수처장 임명이 반드시 우선돼야 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인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은 28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공수처법 해석상 공수처장 없이는 공수처 차장은 물론 공수처 검사와 수사관도 사실상 임명할 수 없다"며 "공수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공수처장에게 모든 인사권한을 맡긴 것"이라고 말했다.

▲ 텅 빈 공수처 사무실…정식 출범까지 첩첩산중 (CG)[연합뉴스TV 제공]  © 연합뉴스

 

◇ 물적설비 등 출범 준비는 가능…정부과천청사에 청사 마련

반면 공수처 인적 구성 외에 공수처 청사를 비롯한 물적 설비를 공수처장 임명 전에 준비해두는 것은 무방한 것으로 해석된다.

공수처법 부칙 2조는 '공수처 소속 공무원의 임명 등 공수처의 설립에 필요한 행위 및 공수처법 시행을 위해 필요한 준비행위는 법 시행 전에 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이 규정 중 '공수처의 설립에 필요한 행위'에 공수처 청사 등 물적설비 준비도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된다. 본래 공수처법 시행과 동시에 공수처가 출범할 것으로 예상해 공수처법 시행 전부터 관련 준비행위를 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해 둔 것인데, 당연히 공수처법 시행 이후에도 준비행위가 가능하다.

정부는 이 규정에 따라 지난 2월 '공수처 설립준비단'을 발족해 공수처법 시행 전인 7월 14일부로 공수처 청사 등 물적설비 준비를 마쳤다. 정부과천청사 5동에 공수처 사무공간을 마련했고, 수사업무 보안을 위한 독립적인 보안구역 설치도 마무리했다.

이 외에도 공수처 업무처리 체계 설계와 조직 구성 체계 및 관련 법령 정비, 설립·운영에 필요한 예산 편성 등 공수처가 출범과 동시에 가동될 수 있도록 준비 작업을 완료한 상태다.

공수처설립준비단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공수처법 시행과 함께 공수처가 출범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에 7월 15일에 맞춰 모든 준비를 완료했다"며 "물적설비 외에도 관련 법령 정비와 설립·운영에 관한 행정 지원, 설립·운영에 필요한 예산 편성 등도 기본적으로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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