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비즈니스-짝퉁·가짜리뷰…AI가 다 잡아낸다

매일경제 | 기사입력 2020/11/13 [13:51]

팩트체크 비즈니스-짝퉁·가짜리뷰…AI가 다 잡아낸다

매일경제 | 입력 : 2020/11/13 [13:51]

기사입력 2020.11.09 17:07:58

 

그야말로 ‘짜가’가 판을 치는 요즘이다. 가짜뉴스가 범람하고 ‘짝퉁’이 하루에도 조 단위로 유통된다.

피해 규모가 커지면서 이를 잡아내길 원하는 수요도 급증하는 중이다. 요새는 아예 관련 산업이 태동하는 모습이다. 이른바 ‘팩트체크 비즈니스’다. 이들은 거짓을 잡아내고 진실을 밝혀내는 대가로 돈을 번다. ‘가짜와의 전쟁’을 선포한 팩트체크 기업들을 소개한다.

 

  

최근에는 첨단기술을 활용해 위조상품 유통을 막는 기업과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마크비전’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고객사 상품을 베낀 ‘짝퉁’을 찾아내 빠르게 신고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마크비전 제공> © 매일경제  

 

 

최근에는 첨단기술을 활용해 이 같은 위조상품 유통을 막는 기업과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올해 3월 서비스를 시작한 한국 스타트업 ‘마크비전’이 대표적이다. 고객사 상품을 베낀 ‘짝퉁’을 신속히 찾아내 빠르게 신고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여기에는 인공지능(AI) 딥러닝 방식이 활용된다. 마크비전 AI는 적게는 100개, 많게는 1000개 가까운 정품 사진을 활용해 고객사 제품을 학습한다. 그리고 이베이, 아마존, 타오바오, 쇼피 등 9개국 18개 이커머스 플랫폼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한다. AI는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거래되는 수백만 개 상품 중 상표권 보호 제품과 외관상 유사한 제품을 찾아낸다. 클릭 한 번이면 해당 플랫폼에 위조상품을 신고할 수 있는 원스톱 서비스도 제공한다.

마크비전 관계자는 “기존에는 2~3명 인원이 제품명을 일일이 검색해 위조상품을 찾았다. 한 글로벌 뷰티 브랜드는 과거 월 300개 정도 위조상품을 찾아냈었는데 마크비전 플랫폼 이용 후 한 달 만에 신고한 위조상품이 3000개까지 늘었다. 비용은 30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고 자랑했다.

정교한 정품 인증 스티커로 진품과 위조품을 가려내는 사업을 하는 기업도 있다. 알엠지(RMG)는 보안 홀로그램에 모바일 인증 시스템을 결합한 위조 방지 서비스 ‘스웹스’를 제공한다. 진품과 위조품을 쉽게 구분할 수 있도록 만든 특수 홀로그램 스티커를 고객사 제품에 부착한다. 정품 인증 방식은 간단하다. 홀로그램 스티커 스크래치를 벗기면 QR코드가 나타난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스캔하면 모바일 화면에서 바로 정품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스웹스 관계자는 “각 홀로그램마다 새겨진 고유 인증 코드는 해독 불가능한 알고리즘으로 생성한다. 불법 복제가 불가능한 구조”라고 말했다.

▶소비자 혼란 ‘가짜리뷰’ 막아라

▷실구매자 동영상 리뷰로 ‘뒷광고’ 차단

소비자 구입 후기 이른바 ‘리뷰’가 구매에 미치는 영향은 두말할 필요 없다. 하지만 소비자를 혼동시키는 ‘가짜리뷰’도 있다. 실제 제품을 구입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개 아이디로 리뷰를 작성, 판매를 유도하는 전문 업체도 등장했다.

‘브이리뷰’는 실제 구매자가, 그것도 ‘동영상 리뷰’를 작성하도록 유도한다. 제품 배송이 완료되면 고객은 AI 챗봇과 채팅을 통해 리뷰와 함께 제품 후기 동영상을 전송할 수 있다. 동영상 리뷰를 올리면 최소 100원의 적립금을 받을 수 있다. 다소 번거롭지만 고객이 동영상을 찍어 보내는 이유다. 수집된 영상 리뷰는 판매 사이트에 자동으로 게시돼 다른 소비자의 구매 판단을 돕는 데 활용된다. 최근 브이리뷰를 도입한 쇼핑몰이 1600개, ‘구매 후기 동영상’ 누적 노출은 3억건을 넘어섰을 정도로 반응이 좋다.

가짜리뷰에 민감한 배달앱도 팩트체크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10월 ‘리뷰 검수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리뷰 검수 기능을 도입했다. ‘요기요’와 ‘배달통’을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도 AI로 가짜 리뷰를 거르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배달 음식 리뷰에 사진이 많다는 점에 주목, 사진 리뷰를 자동으로 분류하는 AI 프로세스를 선보였다.

▶가성비 나쁜 SNS 마케팅 ‘그만’

▷인플루언서 ‘실제 영향력’ 측정해 제공

바야흐로 ‘커머스 크리에이터 전성시대’다. 유튜버나 유명 인스타그래머 등 인플루언서가 기업으로부터 광고비를 받고 제품을 홍보·마케팅한다. 기업 입장에서 궁금한 것은 광고비다. 당최 얼마를 줘야 할지 감이 안 온다. 폴로어나 구독자 수만 보고 결정할 문제는 아니다. 전문 업체를 통해 수치를 조작하는 일이 워낙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AI 기반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 분석 솔루션 기업 ‘피처링’은 자체 개발한 AI 기반 데이터 엔진을 이용해 허위 폴로어를 걸러내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인플루언서가 홍보한 제품이 얼마나 구매로 이어지는지 ‘구매 전환율’을 점수로 표시해주기도 한다. 서비스 시작 6개월 만에 2000곳 이상 기업이 가입했다. LG생활건강, CJ ENM 등 대기업도 다수 포진했다.

지난 3월 서비스를 시작한 ‘블링’은 AI 기반 유튜브 크리에이터 검색 엔진 플랫폼을 표방한다. 광고주 제품과 서비스에 맞는 유튜버 크리에이터를 데이터 기반으로 제시한다. 핵심 역량은 AI를 활용한 데이터 집계·추정 능력이다. 블링을 운영하는 심충보 버즈앤비 대표는 “단순 구독자 수와 채널 누적 조회 수만으로는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없다. 영상별 평균 조회 수와 일일 조회 수가 높은 채널일수록 마케팅 효과가 좋은 채널일 확률이 높다. 과도하게 부풀려진 광고비를 낮추고 광고주가 알짜 유튜버를 찾을 수 있게 돕는다”고 설명했다.

인터뷰 | 이인섭 마크비전 대표

세계화 날개 단 한국 브랜드, ‘짝퉁’ 문제에는 취약

 
 
 

이인섭 마크비전 대표(30) 이력은 조금 독특하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 독일 지사 리스크 전담 부서에서 근무하던 중 이커머스 사기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후 하버드 로스쿨에 입학해 지적재산권(IP)에 대해 공부했고 주변 친구들과 의기투합해 AI로 위조상품을 걸러내는 마크비전 창업을 결심했다.

Q. 왜 위조상품 시장에 뛰어들게 됐나.

A 위조상품 시장은 전 세계 마약 시장 규모의 10배나 되는, 사실상 전 세계 최대 범죄 시장이다. 성장 속도도 엄청나다. 위조상품 판매자가 전 세계를 돌아다닐 필요가 없어졌다. 아마존에 계정 하나 만들어놓고 물건 팔릴 때마다 우편으로 쏴주면 된다. 당연히 점점 시장이 커진다.

Q. 한국 위조상품 유통 상황은 어떤가.

A 미국이나 유럽 등 이미 브랜드 역사가 깊은 지역에는 대안책이 있다. 위조상품 신고를 전문으로 하는 대행 업체가 성업 중이다. 하지만 한국 브랜드 해외 진출은 이제 막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아직 제대로 된 위조상품 문제를 경험해보지 못했다. AI가 이걸 해결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Q. 위조상품 거래로 입게 되는 기업 손해는 어느 정도인가.

A 가히 천문학적이다. 위조상품 100개를 제거할 때마다 브랜드 제품 판매량이 10개씩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단순히 제품이 덜 팔리는 것과는 별개로 위조상품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정품 브랜드 이미지나 평판에 치명적으로 작용한다. 소비자 안전과 직결되는 화장품, 식품, 또 상대적으로 안전에 취약한 유아용품 시장에서 위조상품 방지 수요가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Q. 앞으로 계획이 궁금하다.

A 최근 기업들 목소리를 들어보니 위조상품에 대한 고민만 있는 것이 아니더라. ‘가짜뉴스 좀 막아달라’ ‘불법 유통 사이트 좀 막아달라’ 등 마치 경찰에게 할 법한 얘기를 우리에게 하더라. 위조상품 문제를 넘어 온라인에서 일어나는 온갖 사기·범법 행위를 모니터링하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나건웅 기자 wasabi@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83호 (2020.11.11~11.1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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