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팩트체크]3년간 빈곤층 늘어 양극화 심해졌다?

운영자 | 기사입력 2021/01/17 [10:30]

[fn팩트체크]3년간 빈곤층 늘어 양극화 심해졌다?

운영자 | 입력 : 2021/01/17 [10:30]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1.13 08:49수정 2021.01.13 08:49

 

유승민 전 의원 "文 정부 들어 빈곤층 급격히 증가 양극화 심각해졌다"

 

▲ 지난달 28일 유승민 전 의원이 양극화가 심해졌다고 주장했다. /출처=유승민 페이스북 게시물  © 파이낸셜뉴스


유승민 전 의원이 ‘문재인 정부 들어 빈곤층이 급격히 늘어 양극화 문제가 심각해졌다’고 주장했다.

유 전 의원은 지난달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보건복지부 통계를 들어 빈곤층이 급증했다고 밝혔다. 해당 게시물에 따르면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을 합한 빈곤층 인구가 문재인 정부 기간에 56만명 가량 늘어났다. 박근혜 정부 기간 빈곤층이 18만명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세 배 가량 차이가 난다. 유 전 의원은 올해 특히 코로나19바이러스로 인해 29만 명 늘어 대책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수급자 증가가 곧 양극화 심화? '양극화 지표' 살펴봤더니


유 전 의원은 빈곤층(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의 수가 급증한 것이 양극화 심화의 증거이며 현 정부의 책임이라 주장했다.

양극화는 사회 전체 소득분배에서 격차가 벌어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양극화 수준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빈곤층과 상류층 간의 소득 격차를 비교해야 한다. 경제적 양극화를 측정하는 소득분배 지표로는 주로 지니계수, 5분위배율, 상대빈곤율 등을 사용한다. 세 지표 모두 낮을수록 평등하게 소득이 분배된 것을 의미한다.

▲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현황, 2015년과 2018년 부양의무자 기준이 폐지되면서 급격히 늘었다./출처=보건복지부  © 파이낸셜뉴스


단순히 빈곤층 인구 수가 늘었다는 것이 소득 격차의 심화를 의미하진 않는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2015년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는 30만 명 증가했고 2018년 20만 명 증가했다. 하지만 통계청이 발표한 지니계수 및 상대빈곤율의 등락과 비교했을 때 연관성은 매우 적었다.

 

 

▲ 통계청이 발표한 최근 10년간 양극화 지표 변화, 처분가능소득을 기준으로 지속 감소해왔다./출처=(통계청)2020년 가계금융복지조사  © 파이낸셜뉴스


지난달 17일 발표된 '통계청 2020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처분가능소득을 기준으로 한 ▲지니계수 ▲소득 5분위배율 ▲상대적빈곤율은 각각 2011년부터 지속적으로 감소해 소득격차가 개선되온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의 불평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인 지니계수는 2011년 0.388에서 2019년 0.339로 조금씩 감소해왔다. 소득 상위 20% 인구와 하위 20% 인구의 평균소득을 비교한 5분위배율은 2011년 8.32에서 2019년 6.25로 감소했다. 전체 가구 중 중위소득 50% 이하 가구의 비율을 의미하는 상대적 빈곤율 또한 2011년 18.6에서 16.3으로 지속 감소했다.

다만 정부의 공적이전을 제외한 시장소득을 기준으로 보면 상대적 빈곤율은 2019년 들어 0.9포인트 증가했다. 지니계수와 5분위배율도 각각 소폭 상승했다. 하지만 유 의원이 근거로 든 기초생활수급자 증가와 연관성을 찾기는 어려웠다.

 

기초수급 대상자 증가는 ‘부양의무자 폐지’ 때문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유 전 의원의 주장은 왜곡된 것이라 대응했다. 김 원내대표는 "부양의무자 폐지로 인해 복지 사각지대에 있던 소외계층이 혜택받은 것을 양극화 심화로 매도했다"고 설명했다.

'부양의무자'는 가족 구성원 중 돈을 버는 사람이 노인이나 장애인 등에 부양 의무를 다해야 한다. 이때문에 기초생활보장 급여 대상자를 선정할 때 가족과 연락이 끊긴 이들이 빈곤 사각지대에 내몰리는 점이 지적돼왔다. 문제가 된 급여의 종류는 ▲교육급여 ▲주거급여 ▲생계급여 ▲의료급여 등 4가지다.

 

 

▲ 2017년 대선 출마 당시 유 전 의원은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를 공약했다. /출처=유승민 전 의원 2017년 대선 공약집  © 파이낸셜뉴스


이는 2017년 유 전 의원도 대선 출마 당시 공약으로 내걸었던 사안이다. 당시 유 의원은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해 장애인과 노인 계층 복지를 늘리겠다고 주장했다.

지난 2015년과 2018년 각각 '교육급여'와 '주거급여'에서 순차적으로 부양의무자 기준이 폐지됐다. 기준이 폐지될 때마다 기초생활수급자 인구는 20만 명 이상 증가했다. 정부는 여전히 생계급여, 의료급여에서 73만 명이 빈곤 사각지대에 있다고 보고 2022년까지 생계급여의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하고 의료급여 기준을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양극화 수준 심각한 것은 사실, 특히 노인 계층 빈곤율 심각해


지난 10년간의 데이터를 살펴볼 때 지니계수나 상대빈곤율 등 양극화 지표의 수치 변화는 비교적 적었다. 하지만 계층별 상대빈곤율과 해외 데이터와 비교했을 때 한국 사회의 양극화가 심각한 수준인 것은 사실이다.

 

 

▲ 계층별 상대빈곤율 통계자료 / 출처=2019빈곤통계연보  © 파이낸셜뉴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19빈곤통계연보'에 따르면 ▲노인 ▲장애인 ▲여성가구주 ▲한부모가구 ▲1인가구 계층에서 상대빈곤율은 최대 4배 이상 높았다. 2018년 청년과 취업자 계층 상대적 빈곤율이 10% 내외인 반면 노인 계층의 상대적빈곤율은 시장소득과 처분가능소득 기준 모두 40%를 웃돌았다. 전체 노인 계층 중 절반 가량이 중위소득의 50%에 못 미치는 소득으로 생활한다는 의미다. 중위소득은 소득 순으로 전체 인구를 나열했을 때 정 가운데 사람의 소득을 의미한다. 장애인 계층과 여성가구주 가정 등의 상대적 빈곤율도 30%를 웃돌았다.

 

2020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발간한 한국 경제 보고서(OECD Economic Review of Korea 2020)에 따르면 한국의 2017년 정규직 인구의 총소득분산은 OECD 가입국 중 세번째로 높은 수준이었다. 처분가능소득을 기준으로 한 지니계수는 7번째로 평균보다 다소 높았다.

 

특히 66세 이상 노인층의 상대빈곤율은 2019년 61%(처분가능소득 기준)로 OECD 가입국 중 가장 높았다. OECD는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경제의 포용력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 및 근로 조건 격차 등 노동시장 이중 구조와 일하는 노인층의 불안정한 일자리 때문에 한국은 코로나19 위기에 취약하다고 덧붙였다.

moo@fnnews.com 최중무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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