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이 양모' 뒤늦게 살인죄 적용…'신상공개'는?[팩트체크]

머니투데이 | 기사입력 2021/01/17 [10:50]

'정인이 양모' 뒤늦게 살인죄 적용…'신상공개'는?[팩트체크]

머니투데이 | 입력 : 2021/01/17 [10:50]

머니투데이

유동주 기자  2021.1.13 15:49

 

▲ (서울=뉴스1) 성동훈 기자 = 6개월된 입양 딸 정인 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모의 첫 재판이 열린 13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에서 양부 안모씨가 탄 차량이 나오자 시민들이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2021.1.13/뉴스1  © 머니투데이


'정인이 사건'의 첫 재판에서 검찰이 양모(養母)인 A씨에 대한 공소장 변경을 통해 '살인죄'를 추가 적용하면서 '신상공개'여부도 관심이 집중된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선 정인이 양부모에 대해 신상공개와 살인죄 적용을 요구하는 내용의 청원에 20만명이상이 동의하고 있다.

수사와 기소단계에선 경찰과 검찰은 정인이 사망사건의 가해자로 지목된 양모 A씨에 대해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규정된 '아동학대치사'로 판단했다. '살인죄'로 보기엔 불충분하다고 본 것이다.

그런데 13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서 출석한 검찰은 "양모에 대해 '살인죄'를 주위적 공소사실로 하고 '아동학대치사죄'를 예비적 공소사실로 변경하는 허가 신청서를 제출한다"고 했다.

검찰은 "기소 후 추가로 확보된 전문가 의견과 피고인에 대한 '통합심리분석결과보고서' 등을 종합 검토했다"며 "결국 피해자가 사망에 이를지도 모른다는 인식과 이를 용인하는 의사도 있었다고 하지 않을 수 없어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라고 설명했다.

 

'살인'혐의에 대해선 '신상공개' 가능하지만…

 

  © 머니투데이


양모에 대한 혐의가 '살인죄'로 바뀌면서 '신상공개'를 위한 조건은 갖춰졌다.

강호순 연쇄살인사건 직후 2011년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개정으로 얼굴 공개 기준이 세워졌다. 이 법에선 '성폭력·살인·강간·강도' 등 특정한 강력범죄 피의자에 대해 얼굴 공개가 허용되도록 하고 있다.

해당조항인 제8조의2 제1항에서 △범행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특정강력범죄사건일 것 △ 피의자가 그 죄를 범하였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을 것 △국민의 알권리 보장, 피의자의 재범방지 및 범죄예방 등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필요할 것을 요건으로 하고 있다.

 
검찰송치, 기소 이후 '신상공개'된 적 없어…대부분 경찰 수사단계서 공개돼
 

문제는 여기에도 '얼굴 공개 등을 할 수 있다'고만 규정했을 뿐 '의무'로 두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제8조의2 제1항은 "∼신상에 관한 정보를 공개할 수 있다"로 돼 있다.

이에 따라 수사기관은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열어 사건마다 다른 판단을 내릴 수 있다. 강력 범죄의 유형과 비난 가능성에 대한 정량적 판단이 아니라 정성적 고려가 들어간다.

정인이 사건에 대해서도 서울 남부지검이 이미 기소돼 재판 단계에 들어간 양모에 대해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뒤늦게 열어 신상공개를 할 가능성은 낮다. '피의자'에서 '피고인'으로 법적 신분이 바뀐 경우엔, 검찰의 손을 떠났다고 보는 게 일반적이다.

게다가 강력범죄 피의자의 신상공개는 대부분 '경찰'단계에서 정해졌다. 검찰로 송치된 후 검찰 스스로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열어 피의자 신상공개를 한 경우는 거의 없다.

 
같은 미성년자인데 박사방 '강훈'은 '공개'…'인천 초등생살해' 여고생은 공개 '안 한' 경찰

▲ (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텔레그램 '박사방'에서 운영자 조주빈을 도와 대화방 운영 및 관리에 관여한 공범 '부따' 강훈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0.4.17/뉴스1  © 운영자

 

▲ 노래방 도우미를 교체해달라는 손님과 말다툼 끝에 손님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 유기한 변경석씨(34·노래방 업주)가 29일 오후 경기도 안양동안경찰서에서 수원지방검찰청 안양지청으로 송치되고 있다./ 사진=뉴스1  © 머니투데이


결국 얼굴 공개여부는 전적으로 수사당국의 재량에 달려있다. 정인이 사건의 경우, 경찰이나 검찰이 사건 초기에 '살인죄' 혐의를 적용했다면 '신상공개'도 가능했을 수 있다. 하지만 '아동학대치사'로만 혐의를 국한시키면서 신상공개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수사기관 스스로 낮춘 셈이다.

정인이사건과는 대조적으로 ‘박사방’ 운영에 가담한 공범 ‘부따’ 강훈에 대해선 사건당시 만18세 미성년자임에도 경찰이 무리하게 신상을 공개한 바 있다. 법에는 미성년자인 피의자는 신상공개를 하지 못하도록 돼 있다. 이에 따라 2017년 3월 인천에서 초등학생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뒤 유기한 주범 김모양(당시 17세)과 공범 박모양(당시 18세)은 신상공개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 강훈에 대해선 당시 법조인, 대학교수 등 외부위원 4명과 경찰관 3명으로 구성된 심의위원회는 “미성년자인 피의자(강훈)가 신상공개로 입게 될 인권침해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했으나, 국민의 알 권리, 동종범죄의 재범방지 및 범죄예방 차원에서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므로 피의자의 성명, 나이, 얼굴을 공개하기로 심의했다"고 했다.

 

▲ 8살 초등학생을 유괴해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인천 초등생 살해 사건'의 공범 박모양과 김모양이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살인방조 등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8.4.30/사진=뉴스1  © 머니투데이


유동주lawmaker@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