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방역’ 논란···솜방망이? 쇠방망이?

JTBC | 기사입력 2021/07/26 [12:40]

‘정치 방역’ 논란···솜방망이? 쇠방망이?

JTBC | 입력 : 2021/07/26 [12:40]

반기웅·조해람 기자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들이 지난 3일 서울 종로3가 일대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있다. 이준헌 기자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들이 지난 3일 서울 종로3가 일대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있다. 이준헌 기자

 

①민주노총 집회 봐줬다?
213개 부대 동원한 경찰 “장소 급변경 탓 대응 늦어…최대한 봉쇄”

②처벌 수위 달랐다?
광복절 집회 과격 행위 있어 체포…민주노총은 2시간 뒤 자진 해산

③자영업자 시위 단속 과했다?
집회 주최자 내사 착수한 경찰“대상 따라 법 집행 달리하지 않아”

국민의힘 등 야권을 중심으로 정부가 ‘정치 방역’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 국면에서 민주노총이 지난 3일 서울 여의도와 종로 등지에서 조합원 8000여명이 참가한 대규모 집회를 열었는데, 이 집회에 대한 경찰 대응이 지난해 보수단체가 주최한 광복절 집회 때와 달리 미온적이라는 게 비판의 골자이다. “보수단체 집회에는 ‘쇠방망이’를 들고, 민주노총 집회에는 ‘솜방망이’를 들고 있다”는 것이다.

경찰은 야권의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민주노총 집회에 213개 부대(부대당 65~70명)의 경찰 경력을 동원했고, 집합금지를 위해 도심 곳곳에 임시 검문소 59곳을 운영했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19일 “코로나19 이후 가장 많은 경력과 장비를 민주노총 집회에 투입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종로 집회 개최 가능성을 알고도 방치했다’는 야당의 지적에 대해 “당시 접수된 집회 신고만 422건이었다”면서 “신고가 이뤄진 모든 장소를 통제하려면 전 경력을 투입해도 역부족이었다”고 반박한다. 예상치 못한 ‘제3의 장소’에서 집회가 열렸기 때문에 대응이 늦었을 뿐 제한된 인력으로 최대한 봉쇄했다는 설명이다.

야당은 지난해 보수단체가 주최한 광복절 집회 때보다 경찰의 사법처리 수위가 약하다고 주장한다. 당시 해산명령에 불응한 16명 등 집회 참가자 30명을 현장에서 체포하며 강경 대응했던 경찰이 민주노총 집회에서는 ‘물리적 충돌’을 자제하고 ‘구두 경고’만 남발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보수단체의 광복절 집회와 이번 민주노총 집회는 상황이 달랐다고 설명한다. 민주노총은 사건 당일 오후 1시50분쯤 집회를 시작해 오후 3시45분쯤 자진 해산한 반면 광복절 집회는 오후 1시에 시작해 당일 오후 10시까지 진행됐다.

경찰이 지난 14일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전국 자영업자비상대책위 기자회견’ 진입 차량을 통제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경찰이 지난 14일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전국 자영업자비상대책위 기자회견’ 진입 차량을 통제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경찰 관계자는 “광복절 집회에서 해산명령 불응으로 검거된 16명은 끝까지 해산하지 않고 남은 인원”이라며 “다른 이유로 검거된 인원도 청와대 진입을 시도하는 등 과격한 행동을 했기 때문이지 보수단체여서 검거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집회 이후 가담자들의 범법 행위에 대한 수사도 형평성에 어긋나지 않게 하고 있다고 말한다. 경찰은 민주노총 집회 관련 수사를 위해 서울경찰청에 특별수사본부를 꾸렸다. 서울경찰청은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등 23명을 입건해 수사 중이다. 양 위원장 등 일부 집회 참가자들의 경우 수사 과정에서 휴대전화를 압수당하기도 했다.

심야에 차량 시위를 강행한 자영업자 집회에 대해 경찰이 사법처리 방침을 밝힌 것을 두고도 뒷말이 나온다. 지난 14~15일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정부 방역지침에 반발해 도심 일대에서 차량 시위를 벌였다. 서울시는 자영업자 시위를 두고 ‘감염병예방법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며 고발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경찰은 집회 주최자들을 상대로 내사에 착수한 상태다.

이재인 자영업자 비대위 대변인은 “경찰이 대규모 집회를 벌인 민주노총은 내버려두고 법을 지키며 목소리를 낸 소수의 자영업자만 처벌하려 한다”고 말했다. 경찰 측은 “자영업자 집회와 관련해 집회·시위법은 물론 감염병예방법 위반 여부도 살펴보고 있다”며 “집회 대상에 따라 법 집행을 달리하지 않는다”고 했다.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