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영국 코로나 입원환자 60%가 백신 접종 완료자?

뉴스1 | 기사입력 2021/07/26 [13:45]

[팩트체크] 영국 코로나 입원환자 60%가 백신 접종 완료자?

뉴스1 | 입력 : 2021/07/26 [13:45]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2021-07-21 14:39 송고

 

발언자 실수로 잘못된 내용 전달…"60%가 미접종자"
백신은 무용지물?…돌파감염 드물고 중증질환 막아

 

▲ 지난 20일(현지시간) 패트릭 발란스 경(Sir Patrick Vallance)이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앞서 기자회견에서 했던 발언이 잘못됐음을 설명하는 글을 올렸다.© 뉴스1  © 뉴스1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하고 있는 영국에서 '코로나19로 인해 병원에 입원하는 환자들 중 60%는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이라는 발언이 나와 논란이 됐지만 이는 발언자의 실수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발언 내용 중 60%는 백신 접종자가 아닌 미접종자였다.

발언을 한 당사자가 실수였음을 밝히고 이를 수정했지만 발언이 정정되기 전에 이미 세계 각국으로 보도가 송출됐고 해당 보도는 백신이 코로나19 감염 차단에 효과가 없다는 인식을 심어주게 됐다. 국내에서도 지난 20일 오전 관련한 내용이 보도됐다. 이후 보도 내용이 사실이 아님이 밝혀졌지만 만 하루가 넘는 시간 동안 몇몇 매체들은 기사를 수정하지 않고 있다.

 

논란은 영국의 최고과학자문관인 패트릭 발란스 경(Sir Patrick Vallance)의 발언에서 시작됐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발란스 경은 총리실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입원 환자 중 60%가 백신 2회 접종자"라며 "백신이 100%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어서 놀라운 일은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발란스 경의 발언 내용에 국내에도 번역돼 보도되자 이를 읽은 누리꾼들은 '백신이 결국 코로나19 예방에 효과가 없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누리꾼들은 "백신 가지고 안 된다는 것이 증명됐다" "물 백신이다" "백신을 맹신하면 안 된다"는 댓글을 달기도 했다.

이후 발란스 경은 SNS를 통해 자신의 발언이 잘못됐음을 밝혔다. 입원자 중 60%가 백신을 맞을 사람이 아니라 정반대로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20일(현지시간 기준) 코로나19로 입원한 신규 환자는 745명이고 병원에 입원하고 있는 환자는 4567명이다.

그러나 발란스 경의 해명이 보도가 된 이후에도 누리꾼 중에는 '입원 환자 중 40%가 백신 접종자라면 결국 백신의 효과가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는 이들이 있었다.

영국은 1차 백신 접종률이 70%대에 다다르고 있지만 일일 확진자 수가 5만명 대에 근접하면서 '백신 무용론'의 진앙이 되고 있다. 여기에 발란스 경의 발언까지 겹쳐지면서 영국의 사례가 백신 무용론을 증명하는 것처럼 비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 이후에도 감염이 되는 '돌파감염'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접종자의 경우 미접종자와 비교했을 때 감염이 되더라도 사망이나 중증질환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다고 지적한다.

실제 영국에서는 5월 2000명대의 7일 평균 일일 확진자 수가 최근 4만명을 넘어서며 20배 넘게 늘었지만 사망자 수는 10명대에서 40명대로 4배 정도 느는 데 그쳤다. 누적 사망자 수도 지난해 7월 4만명대에서 올해 2월까지 12만명대로 늘어난 이후 5개월 넘게 12만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영국과 비슷한 수준의 일일 평균 확진자가 나오고 있지만 백신 접종률이 16% 그친 인도네시아의 경우 하루 10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오고 있다. 의료 체계 등 양국 간의 환경적 차이가 사망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는 가운데 백신 접종률도 그중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 © 로이터=뉴스1  © 뉴스1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백신을 맞아도 감염이 되는 돌파감염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이는 극히 일부일 뿐이라고 밝혔다. CDC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백신 접종을 마친 1억5900만명의 사람 중에 입원한 사람은 5189명이었으며 이 중 1456건의 경우에는 코로나19와 관련이 없거나 무증상으로 보고됐다.

CDC는 혹시나 접종자가 감염이 되더라도 미접종자와 비교했을 때 중증 질환으로 악화할 가능성이 적다며 "백신 접종은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간혹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도 돌파감염으로 중증질환을 보이는 환자들의 경우는 대부분 이미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이스라엘 언론사인 예루살렘 포스트는 자국의 대학 연구진이 백신 접종을 마친 뒤 1주일이 지난 상태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돌파감염 환자 152명을 분석한 결과 이 중 94%가 최소 1개 이상의 기저질환을 앓고 있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한편, 영국은 사망률이 낮아지자 코로나와 함께 '공존'하는 방향으로 방역 방침을 선회했다. 강도 높은 방역 조치를 완화하고 매년 유행하는 독감처럼 코로나를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국내에서도 코로나19와 공존은 더이상 막을 수 없는 흐름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현재의 국내 상황에서는 섣불리 방역 조치를 완화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전파력이 높은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가운데 코로나19와 공존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인식에는 동의한다면서도 "그 시점이 지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코로나와 공존한다는 것의 전제는 치명률이 낮아져야 한다는 것"이라며 "치명률을 낮출 수 있는 것이 백신밖에 없는데 아직 60대 이상에 대한 2차 접종이 완료되지도 않았고 50대에 대한 접종은 시작도 안 했다. 논의는 할 수 있겠지만 적용을 하는 것은 몇달 정도 뒤의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potgu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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