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는 매춘부' 하버드대 램지어 논문 팩트체크

YTN | 기사입력 2021/03/03 [17:20]

'위안부는 매춘부' 하버드대 램지어 논문 팩트체크

YTN | 입력 : 2021/03/03 [17:20]

2021년 02월 22일 17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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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21년 2월 20일 (토요일)
■ 진행 : 김양원 PD
■ 대담 : 송영훈 뉴스톱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위안부는 매춘부' 하버드대 램지어 논문 팩트체크

- 1993년 日 고노담화도 인정한 팩트 무시한 것
- 고노 요헤이 日 관방장관 "위안소 설치,관리 옛 일본군이 직간접적으로 관여"
- 올 1월 가토 日 관방장관 "일 정부 기본입장은 고노 담화 계승"
- 간토 대지진 당시 조선인 학살 정당화 주장 대부분 당시 日총독부 자료에 근거


 

◇ 김양원 PD(이하 김양원)> 지난 한 주간 있었던 뉴스들 가운데 사실 확인이 필요한 뉴스를 팩트체크해 보는 시간입니다. 팩트체크 전문미디어 뉴스톱의 송영훈 팩트체커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송영훈 뉴스톱 기자(이하 송영훈)> 안녕하세요.

◇ 김양원> 자신의 논문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매춘부라고 써서 논란이 됐죠, 미국 하버드대 램지어 교수... 역사적으로 봐도 너무 일방적이고 왜곡된 주장이라 바로 사그라들 줄 알았는데 파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팩트체크해보죠. ‘위안부는 매춘부였다’는 이 주장부터 체크해볼까요?

◆ 송영훈> 논란이 된 해당 논문은 하버드대 로스쿨 소속인 존 마크 램지어 교수가 저술한 ‘태평양 전쟁에서 성매매 계약’이라는 제목의 논문인데요. 논문에서 램지어는 “위안부는 강제로 끌려간 게 아니라 자발적으로 계약을 맺고 따라간 매춘부였다”라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이런 주장은 이미 팩트체크가 된 것이고요, 다시 말하면 강제성이 있는 것으로 판명됐죠. 몇 가지 주요 주장들을 확인해 보면 우선 “여성들을 속여서 강제로 끌고 간 것은 일본정부나 일본군이 아니라 조선의 민간 모집업자들이다”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이 아닙니다. 당시 일본군 및 일본 정부가 위안부 모집을 업자에게 요청하는 등 위안소 설치와 운영에 관여했으며, 강제성이 있었다는 건 1990년대 이후 일본 정부가 인정한 바가 있습니다.
1993년 8월 4일 고노 요헤이 당시 일본 관방장관이 "위안소는 당시 군 당국의 요청에 따라 마련된 것이며 위안소의 설치, 관리 및 위안부의 이송에 관해서는 옛 일본군이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이에 관여했다"고 담화를 통해 밝혔습니다.

◇ 김양원> 일본은 이미 1993년 ‘고노담화’에서 일본군 위안소 운영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는 걸 시인한 거군요.

◆ 송영훈> 네. 당시 담화에는 “위안부의 모집에 관해서는 군의 요청을 받은 업자가 주로 이를 맡았으나 그런 경우에도 감언, 강압에 의하는 등 본인들의 의사에 반해 모집된 사례가 많았다. 더욱이 관헌 등이 직접 이에 가담한 적도 있었다는 것이 밝혀졌다”는 내용도 있었습니다. 같은 날 일본 정부에서 조사 결과로 발표한 ‘소위 종군위안부 문제에 관하여’라는 자료에는 “위안소의 다수는 민간업자에 의해 경영되었으나, 일부지역에서는 일본군이 직접 위안소를 경영한 사례도 있었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물론 이후 일부에서 고노담화를 부인하거나 수정하려는 움직임이 있기는 했지만 현재까지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공식 입장으로 줄곧 계승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램지어 교수는 이런 내용은 반영하지 않은 거죠.

◇ 김양원> 일본정부의 공식 입장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거네요. 18년 전 고노담화가 지금도 일본의 공식 입장인 거죠?

◆ 송영훈> 네. 지난달이죠, 1월 29일에 가토 가쓰노부 일본 관방장관의 정례 기자회견이 있었습니다. 기자회견 중에, 일본의 한 극우단체가 일부 중학교 교과서에 사용되는 ‘종군(從軍) 위안부’라는 표현을 삭제할 것을 일본 문부과학성에 요구한 것에 대한 질의가 있었습니다. 가토 장관이 이에 대해 답변하던 중 ‘고노 담화의 수정이 필요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일본 정부의 기본적 입장은 “계승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재검토를 부인했습니다.

◇ 김양원> 일본 정부도 위안부 피해자들이 강제적으로 끌려갔다는 입장을 밝힌 건데, 램지어 교수의 주장은 일단 팩트부터가 틀렸네요.

◆ 송영훈> 네, 자료를 선택해서 본 건데요. 램지어 교수는 심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입니다. 그런데 이런 사실 확인조차 안한 것을 논문으로 냈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고요.
또 램지어 교수는 논문에서 위안부 여성들이 일한만큼 충분히 돈을 받았고, 원하면 그만둘 수도 있었다, 즉 정상적인 계약이었고 계약대로 진행됐다는 주장도 했습니다.
하지만, 계약이 실제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증거도 많습니다. 설사 계약이 있었다 해도 그것이 자유의사에 의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일본 학자들의 견해도 있습니다. 램지어 교수는 여러 사례 중에 필요한 것만 가져온 거죠.

◇김양원> 그런데, 하버드대학이면 세계 최고 권위의 대학 아닙니까? 다른 데도 아니고 하버드대 교수가 이런 사실확인이 안된, 일본 내에서도 극우세력의 주장을 논문화했다는 게 의아한데요. 하버드대 내에서의 반응은 어떤가요?

◆ 송영훈> 한국과 일본 역사를 공부해온 하버드대 교수들은 반발하고 있습니다. 지난 17일 하버드대 동아시아언어문화학과 카터 에커트 교수와 역사학과 앤드루 고든 교수는 성명을 내고 [국제법 경제리뷰]라는 학술지 3월호에 실릴 램지어 교수의 논문 ‘태평양 전쟁에서 성매매 계약’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에커트 교수는 한국사, 고든 교수는 일본 근대사가 주전공입니다.
이들은 학술지 편집장의 요청으로 램지어 교수의 논문을 검토하면서 인용문을 추적해본 결과, 램지어 교수가 위안부 피해자와 모집책·위안소가 체결한 실제 계약을 단 한 건도 확인해보지 않은 채 논문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교수진은 “어떻게 읽지도 않은 계약에 대해 극히 강한 표현을 사용하며 믿을 만한 주장들을 만들어냈는지 알 수 없다”면서 “학문적 진실성을 해치는 지독히 폭력적인 부분이 있다”고 꼬집었구요. 또 램지어 교수의 논문에 한국인 위안부 피해자와 관련한 문서화된 제3자의 진술이나 구술증언 등도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들은 학술지에 램지어 교수 논문에 대한 조사를 벌인 뒤 결과에 따라 게재를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 김양원> 네 하지만, 하버드대 총장은 램지어 교수의 이런 주장을 ‘학문의 자유’라고 옹호하는 듯한 의견을 내기도 했잖아요?

◆ 송영훈> 네 그랬죠, 그러나 학계에선 옹호보다는 비판이 좀 더 많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세계적인 한국학의 대가로 꼽히는 마크 피터슨 미 브리검영대 명예교수는 '위안부, 다시 한국을 자극하는 일본'이란 제목의 칼럼을 통해, "램지어 교수 논문의 문제점은 피해자들이 어떻게 강제로 또는 속아서 위안부가 됐는지에 대해서는 비중 있게 다루지 않았고 변호사들만 읽을 수 있는 법적인 주제로만 국한시켰다는 점"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또 리처드 페인터 전 백악관 윤리 담당 변호사가 국내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가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페인터 변호사는 현재 미네소타대 로스쿨 교수로 재직 중인데 하버드 역사학과를 나왔습니다. 램지어 교수와 이력이 상당히 비슷합니다.

페인터 교수는 해당 인터뷰에서 “해당 논문이 폐기돼야 한다고 확신한다며, 직접 검토해보았는데 학문적 타당성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본 원폭 투하를 법 경제학적으로 분석하면 기분이 어떠겠냐고 꼬집었습니다.

◇ 김양원> 학계에서는 대체적으로 램지어 교수가 종합적인 판단을 한 것이 아니라 편향적인 판단으로 진실을 해쳤다고 보고 있군요.

◆ 송영훈> 네. 체리 피킹(cherry picking)이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체리피킹은 논리학이나 사회과학에서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는데요, 특정 상황과 관련된 여러 사례나 증거 가운데, 자신의 주장에 불리할 수 있는 자료는 대부분 무시하고 자신의 논증에 유리한 사례만 선택하는 오류입니다.
이것의 가장 흔한 예가 확증편향이죠. 체리피킹은 연구나 조사가 원하는 결과가 나오게 하는 데이터를 취사선택하거나 그 데이터군을 지칭하는 데도 쓰입니다. 정해진 결론에 위협이 되는 데이터는 종종 오염된 데이터라며 폐기되는 사례가 있습니다. 이런 식의 연구나 논문은 사실과 다르거나 혼동될 수 있습니다.

◇ 김양원> 자, 그런데 위안부 문제만 아니라 이후 간토 대지진 조선인 학살을 정당화한 듯한 논문도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 송영훈> 램지어 교수의 또 다른 논문인 ‘자경단: 일본 경찰, 조선인 학살과 사립 보안업체’에는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사적인 경찰력 사용이 정당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 사례로 1923년 일본 간토 지역에서 발생한 대지진을 사적인 경찰력 사용을 들었는데요. 간토 대지진 발생 이후 일본인 자경단이 재일조선인을 살해한 것은 사실이지만, 조선인들이 방화 등 범죄를 저질렀기 때문에 일본인이 대응했다는 것입니다.
우선 간토 대지진 당시 조선인이 불을 지르고, 우물에 독을 풀었다는 것은 유언비어라는 것이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이지만 램지어 교수는 “역사가들이 조선인의 범죄를 순전히 헛소문이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이상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당시 재일 조선인 중에선 남성의 비율이 훨씬 높았고, 그중에서도 젊은 남성이 많았다는 인구 통계를 제시하며, “젊은 남성들은 세계 어디서든 인구학적으로 범죄율이 높다”며 재일조선인 전체를 예비 범죄집단으로 간주했습니다. 또 당시 일본에 대한 독립운동을 범죄에 포함시켰습니다. 게다가 당시 사망자 숫자도 많이 부풀려졌다고 했는데 근거자료는 대부분 당시 일본총독부의 발표자료였습니다.

◇ 김양원> 듣고 보니 일본의 극우세력들이 주장하는 내용과 많이 비슷한데요. 램지어 교수가 미국인이잖아요?

◆ 송영훈> 네, 그런데 램지어는 일본과 매우 관련이 많습니다. 일단 하버드대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 분의 공식직위는 하버드대 ‘일본법 연구 미쓰비시 교수’로 되어 있습니다. 일본 기업이 후원하는 연구자라는 것이죠. 실제 10대 시절을 일본에서 보낸 것으로 확인됐고요. 현재 전공도 일본법입니다. 지난 2018년에는 일본 경제와 사회를 홍보한 공로를 인정받아 일본 정부 훈장인 ‘욱일중수장’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미국 내에서도 손꼽히는 친일파 학자입니다.

◇ 김양원> 네. 그렇군요, 하버드대 홈페이지에서 소개하는 램지어 교수의 공식 직위가 ‘미쓰비시 교수’라고 하셨는데 그런 직위가 존재하는 것도 새롭습니다?

◆ 송영훈> 일본이 세계 2위 국가를 다투던 시절이 있었죠. 1970년대에 미쓰비시는 하버드에 당시 금액으로 100만 달러를 기부했습니다. 50년 전이고 당시에 10억 원이 넘는 금액이었습니다. 이 돈으로 일본을 연구하는 석좌교수 자리를 만들었고, 1998년에는 정식 교수로 승격됐습니다. 바로 그 첫 수혜자가 램지어 교수인 걸로 확인됐습니다. 미쓰비시는 이후에도 후원을 이어갔습니다. 1980년대 1억 달러 후원 이후는 공개를 하지 않고 있는데, 현재 금액으로 최소 몇 천억원 이상을 후원한 것으로 추측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미쓰비시는 강제노역 배상을 외면한 전범기업이라는 악연이 있습니다. 좀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조선인 강제노역을 시켜서 번 돈을 미국 대학에 뿌려서 자신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학자를 양성하고 연구논문을 만들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문득 하버드에 ‘삼성 교수’나 ‘현대차 교수’ 이런 자리가 있으면 좀 달라졌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김양원> 우리 기업이 하버드대에 통큰 후원을 했더라면 역사왜곡이 달라졌을까... 참 씁쓸한 상상이고요. 다음 팩트체크도 일본 관련이네요?

◆ 송영훈> 네, 지난 13일 일본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리히터 규모 7.3의 강진이 있었죠. 그러자 일본 인터넷 상에 ‘조선인 혹은 흑인이 우물에 독을 탔다’ 같은 글이 등장했습니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14일 “후쿠시마현과 미야기현에서 발생한 강진을 둘러싸고 차별적인 발언, 루머, 불확실한 정보가 트위터, 유튜브 등에 난무했다”고 보도했습니다. 13일 강진이 일어난 뒤 18분 만에 한 네티즌은 ‘조선인이 후쿠시마 우물에 독을 타고 있는 것을 봤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마이니치는 “이런 발언은 1923년 간토대지진 당시 퍼진 ‘조선인들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는 소문을 흉내 낸 것”이라며 “재해 때마다 같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 김양원> 다행히 일본 언론이 팩트체크를 했는데, 누리꾼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 송영훈> 기사 댓글 등에 “가짜 뉴스에 속지말자”며 자성을 촉구하는 글도 잇달아 게시됐다는 것이 백년전과 달라진 모습입니다. 많은 일본 네티즌들이 비판을 쏟아냈는데요. 한 네티즌은 “최악의 차별 선동이다. 일본인의 수치로 절대 용서할 수 없다”고 했고, 다른 네티즌은 “이 트윗은 정말 악질로, 이러한 가짜뉴스 때문에 많은 조선인이 살해됐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고 글을 남겼습니다.

 

◇ 김양원> 일본 내에서도 양식있는 누리꾼들이 가짜뉴스가 번지는 걸 일침했네요. 다행입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송영훈> 감사합니다.

◇김양원> 지금까지 뉴스톱 송영훈 팩트체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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