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중국동포는 유치원 0순위에 학원비도 지원?

연합뉴스 | 기사입력 2021/04/22 [14:55]

[팩트체크] 중국동포는 유치원 0순위에 학원비도 지원?

연합뉴스 | 입력 : 2021/04/22 [14:55]

송고시간2021-04-15 17:44

김수진 기자 

 

 

작년 총선 이어 올해 재보선 선거기간 '조선족 혜택' 게시물 확산

게시물 내용 중 '교육혜택' 확인하니 대부분 근거없어

출신국 불문 다문화가정 지원을 '중국동포 특별지원'인양 소개하기도

 

 

▲ '조선족이 받는 혜택' 이라는 제목으로 온라인에 유포된 게시물 일부[출처: 온라인커뮤니티]※ 게시물 내용 중 부적절한 표현은 삭제하였습니다.  ©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김예정 인턴기자 = 국공립 어린이집 0순위, 병설 유치원 0순위, 학습비·학원비 지원, 고등학교 등록금 할인, 고등학교 장학금 지원, 대학교 수시 다문화 특별전형 입학 지원….

최근 온라인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유포된 '조선족이 받는 40가지 혜택'이라는 게시물의 일부 내용이다.

이 게시물은 한국내 중국동포(조선족)가 받는 혜택이라며 교육·취업·주택·의료·정치·경제· 결혼 및 출산 등 분야별 지원 내용을 열거하고 있다.

또한 이 게시물과 같은 내용으로 제목과 형태만 약간 다른 게시물이 온라인 곳곳에 퍼져있다.

지난달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에 '중국의 회색지대 전략'이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게시물도 조선족 등에 대한 지원이라며 비슷한 내용의 혜택을 나열하고는 "위의 비용은 전부 대한민국 국민의 세금으로 지원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내용의 게시물은 작년 4월 제21대 총선을 앞두고 확산한 바 있는데, 지난 7일 재·보궐 선거 기간에 다시 등장했다.

글을 퍼트린 사람은 '조선족'이라고만 표현했지만 한국에 거주하는 중국동포는 대부분 중국 국적이며, 일부 한국 국적을 취득하기도 한다.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 통계월보에 따르면 지난 2월말 기준 국내에 체류 중인 중국동포는 64만9천여명인데, 이중 귀화나 국적회복 등의 방법으로 한국 국적을 취득하는 이는 매해 수천명 수준으로 파악된다. 2020년의 경우 한국 국적을 취득한 중국 동포는 전체 국내 체류 중국동포의 1%가 채 되지 않는 6천128명으로, 귀화가 6천31명, 국적회복이 97명이다.

연합뉴스는 게시물에서 가장 많은 혜택이 열거된 교육 지원과 관련, 중앙 정부 차원에서 유사한 내용의 정책이 존재하는지 담당 부처와 관련 법조문을 통해 확인했는데, 우선 국내 외국 국적자 가운데 중국동포만을 우대하는 내용은 찾을 수 없었다.

혼인 등으로 한국인과 가정을 꾸린 중국동포 중 일부는 '다문화가족' 대상 지원을 받을 자격이 있지만, 이는 중국뿐 아니라 모든 국적 출신의 다문화가족을 대상으로 하는 정책에 따른 것이다.

◇출신국 불문하는 다문화가정 정책을 중국 동포 혜택으로 소개

▲ 다문화가정 자녀. 다문화 학생 (PG)[장현경 제작] 일러스트  © 연합뉴스

 

우선 게시물 내용 중에는 출신국가를 따지지 않는 다문화가정 지원 정책에 해당하는 것임에도 중국 동포 대상 특혜인 것처럼 소개한 것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중국 동포가 '국공립 어린이집 0순위'라는 내용이다.

국공립 어린이집 입소 1순위는 영유아보육법 제28조에 따라 ▲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따른 수급자 ▲ 한부모가족지원법 보호대상자 자녀 ▲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차상위계층 자녀 ▲ 장애의 정도가 심한 장애인의 자녀 또는 형제자매 ▲ 아동복지시설에서 생활 중인 영유아 ▲ 부모가 모두 취업 중이거나 취업을 준비 중인 영유아 ▲ 다문화가족의 영유아 ▲ 국가유공자 중 전몰자, 순직자, 상이자로서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자의 자녀 ▲ 자녀가 3명 이상인 가구의 영유아 또는 만 8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인 자녀가 2명 이상인 가구의 영유아 ▲ 임신부의 자녀인 영유아 등이다.

이에 따라 중국 동포가 다문화가족을 이루고 있다면 자녀가 국공립 어린이집 입소 우선순위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지만, 이 역시 다문화가족이면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것이지 중국 동포가 일원인 다문화가족에 대해서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중국 동포가 국공립 어린이집 0순위'라는 말은 사실관계를 왜곡한 주장이다.

대학교 기숙사 우선 배정' 주장도 마찬가지다.

우선 대학 기숙사 배정은 각 대학 소관이다. 다만 교육부가 지원하는 '행복기숙사'의 경우 사회적 배려자를 우선 선발해야 하는데, 여기에 저소득 가구의 학생, 한부모가정, 아동복지시설 퇴소자 등과 함께 다문화가정 자녀가 포함된다.

또 '다문화 관련 교육 지원'은 '다문화교육 지원' 사업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 사업은 외국에서 생활하다가 한국으로 돌아와 학교생활을 시작했거나 이어가는 한국 학생 혹은 외국인 학생의 한국어 습득, 한국 문화 적응, 학습 등을 돕는 것으로, 중국동포만을 지원하는 사업이 아니다.

그리고 국내 중국동포가 모두 '다문화 가족'에 해당되는 것도 아니다.

다문화가족의 법적 개념은 다문화가족지원법에서 규정하고 있다. 외국인이 한국인과 혼인한 적이 있거나 혼인 관계에 있는 경우 혹은 국적법에 따라 귀화한 외국인이 한국인과 가족을 이루고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 즉, 중국 국적을 가지고 있던 중국동포가 한국인과 결혼했거나, 귀화한 뒤 한국인과 가족을 이룬 경우에만 다문화가족에 해당할 수 있는 것이다.

◇유치원 입학 순위나 학원비·고교 및 대학 등록금 지원 관련 중국동포 특혜 법규 없어

게시물에 등장하는 다른 '중국동포 혜택'도 그 근거를 찾기 어려웠다.

우선 게시물상에 '(중국동포는) 병설 유치원 0순위'라고 나와 있지만, 모든 유치원의 우선 모집 자격조건에 중국동포 우선 규정은 없다.

정부가 운영하는 유치원입학관리시스템 '처음학교로'에 나와 있는 우선 모집 자격조건을 보면 법정 저소득층이나 국가보훈대상자의 자녀, 혹은 북한이탈주민인 경우 우선 모집 추첨에 지원할 수 있는데, 중국동포는 명시돼 있지 않다. 명시된 조건에 해당하지 않으면 일반 모집에 지원해야 한다.

▲ 유치원 우선모집 자격조건[출처: 유치원입학관리시스템 '처음학교로']  © 연합뉴스

 

교육부에 확인한 결과, 중국동포에 대한 학습비나 학원비 지원, 고교 등록금 할인·장학금 지원도 사실과 다르다.

'학습비 지원'으로 볼 수 있는 정책으로는 교육부가 초·중·고 교육활동지원비, 고교 교과서 대금 등을 제공하는 교육급여 지원이 있는데, 중위소득 50% 이하 저소득층이 대상인데다 한국 국적이어야 받을 수 있다. 각 시·도 교육청이 재량으로 지원하는 교육비도 지원 대상 소득 기준은 각 시·도마다 다를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한국 국민이어야 신청할 수 있다. 한국 국적을 취득한 중국동포의 경우 교육급여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이 있으나 한국 국적자이면 소득 기준에 따라 누구나 신청할 수 있는 것이지, 중국동포라서 가능한 것은 아닌 것이다.

국내 체류 외국인은 원칙적으로 지원 대상이 아니지만 난민 인정을 받거나 국민기초생활 보장법 제5의 2에서 규정한 경우에 해당하는 외국인은 교육 급여를 받을 수 있다. 이 조항에 따르면 한국인과 결혼해 본인 혹은 배우자가 임신 중이거나 한국 국적 미성년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경우, 혹은 배우자의 한국 국적 직계존속과 생계나 주거를 같이 하고 있는 경우 등에 한해 교육급여를 신청할 수 있으며 역시 소득 기준이 적용된다.

중국 국적을 유지하고 있는 동포도 이 기준에 부합하면 교육급여를 받을 수 있으나, 이또한 모든 국내 체류 외국인에 적용되는 내용으로 중국동포라고해서 우대를 받는 게 아니다.

더구나 올해부터는 초·중학교에 이어 고등학교 전 학년에 대해서도 무상교육이 실시되는 만큼 '고교 등록금 할인'이라는 말은 성립하지 않는다.

아울러 정부가 중국동포를 포함, 특정 학생에게 사교육비에 해당하는 학원비를 지원하는 정책은 없으며, 중국동포에만 주는 고교 장학금도 존재하지 않는다.

대학 특별전형 학생 선발과 관련해서는 고등교육법 시행령 제34조 2항에 "사회 통념적 가치 기준에 적합한 합리적인 입학전형의 기준 및 방법에 따라 공정한 경쟁에 의하여 공개적으로 시행되어야 한다"고 나와 있을 뿐, 중국동포에 대한 별도 규정은 없다.

학생 선발권을 가진 각 대학이 특정한 자질을 가진 학생에 가중치를 두는 방향으로 특별전형을 할 수도 있고, 우수 외국학생 유치를 위해 외국인에 대해 내국인과 구분된 별도의 전형 루트를 둘 수 있지만 중국동포라는 이유로 우대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없는 것이다.

또 대학 등록금 정부 지원사업으로는 '국가장학금'이 있는데, 지원대상은 "대한민국 국적으로 국내 대학에 재학 중인 학자금 지원 8구간 이하 대학생 중 성적 기준 충족자"이다.

국가장학금을 운영하는 한국장학재단 관계자는 "국가장학금 중 중국동포를 지원하는 장학금은 없다"고 말했다.

게시물에 나온 '문화센터 교육비 지원'의 경우 어떤 정책을 지칭하는지 확실하지 않다. 다만, 문화센터 등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하는 '평생교육바우처' 사업이 있는데, 이는 저소득층 성인이 대상으로, 특정 집단을 타깃으로 삼는 사업이 아니다.

또한 경찰청과 고용노동부에 각각 문의한 결과 중국 동포의 운전면허증이나 직업 관련 자격증 취득을 지원하는 정책 역시 전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에 거주하는 중국 동포들은 이처럼 사실과 다른 내용의 게시물이 확산하는 데에 억울함을 호소한다.

박옥선 다문화이민자지원센터 대표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전혀 사실이 아닌데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목적으로 유언비어를 만들어 내는 사람들이 게시물을 생산한 것 같다"며 "중국 동포만을 위한 정부 지원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 국공립 어린이집 입소 우선순위[출처: 보건복지부 발간 2021년도 보육사업 안내]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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